
Forever in Transit이란 이름은 생소하다. 이게 두 번째 앨범이라는데 이렇게 생소한 걸 보면 데뷔작이 그리 성공적이지는 않았겠거니 싶다. 사실 밴드명으로 그렇게 멋져 보이는 이름도 아닌 것 같다. Dan Sciolino라는 키보디스트가 중심이 된다니 먼저 떠오르는 건 Vitalij Kuprij가 있었던 Artension인데, 사실 밴드라기보다는 저 Dan Sciolino가 자기 솔로작에 이런저런 이들을 헤쳐모은 데 더 가까워 보인다.. 말하자면 나름 다재다능하지만 그렇다고 혀를 내두를만한 뭔가는 사실 없어보이는 배고픈 뮤지션이 지하 골방에서 본인의 역량을 집중해서 만들었을 법한 프로젝트처럼 보인다는 뜻인데, 크레딧에 의외로 몇몇 놀라운 이름들(Andy VanDette, Diego Tejeida)이 있으니 눈에 들어온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접한 음악은 기대 이상이다. Dan Sciolino가 중심이라지만 사실 스스로의 테크닉을 앞세우는 스타일은 아니고, ‘I Cling to Thread’ 같은 곡이 단적으로 보여주듯 앨범 전반에 감도는 Porcupine Tree의 그림자 아래 다른 요소들을 이래저래 보여주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일반적인 Dream Theater류의 음악과는 차이가 있다. ‘Enter the Void’ 같은 곡의 리프 전개 등은 그보다는 Between the Buried and Me 같은 밴드에 더 가까워 보인다. 사실 좀 힘 딸려 보이던 Chris Lamendola의 보컬도 이 곡에서는 메탈코어식 스크리밍으로 에너지를 뽐내는 편이고, Diego Tejeida의 키보드 솔로가 꽤나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Haken식 멜로디가 Porcupine Tree의 분위기에 꽤 잘 어울린다는 것도 새삼 발견할 수 있다.
좀 덜 어둡긴 하지만 Riverside를 처음 들었던 날의 그것과 좀 비슷한 감흥이 들었으니 어디 가서 추천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드느라 되게 고생했겠거니 싶다.
[Self-financed,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