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Life는 우리에게는 Ribspreader나 Paganizer의 활동으로 잘… 알려져 있기는커녕 요새는 Magnus Karlsson의 짝퉁처럼 기억되기도 하는 Andreas Carlsson의 프로젝트이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밴드가 시작될 때부터 Andreas의 이름을 보고 이 밴드를 주목한 이는 적어도 내 기억에는 별로 없었다. 이 밴드가 시선을 끌었다면 Dan Swano가 리드기타에 키보드, 드럼에 마스터링까지 맡고 있다는 것이고, 역사는 꽤 오래 됐지만 활동은 거의 없다가 갑자기 2008년께부터 정력적으로 퀄리티 있는 앨범들을 내놓기 시작한 Vic Records에서 나왔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말하면서도 이런 것까지 그 때 뭐하러 샀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어디 그런 앨범이 한둘이던가… 생각하면 크게 문제될 얘기는 아닐 것이다.

음악은 은근히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다. 특히나 Andreas의 낮은 톤이지만 누가 들어도 메탈 보컬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목소리 덕분에 적당히 밋밋하지만 듣기는 편한 전개가 돋보이는데, 그런 밋밋함을 극복하기 위함인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솔로잉은 꽤 번뜩이는 데가 있다. 말하자면 그 시절 꽤 흔했던 고딕 무드가 강조된 평이한 전개의 프로그레시브 메탈… 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딱히 빛나는 곡도 없지만 딱히 떨어지는 곡도 없이 꽤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점만은 앨범의 강점이라 할 수 있어 보인다. 어쿠스틱한 연주에 빛나는 솔로잉을 더해 분위기를 환기하는 ‘The End of Days’ 같은 곡이 밴드의 기량을 단적으로 보여주긴 하지만 2008년이면 사실 이런 정도 분위기를 멋들어지게 보여준 밴드는 이미 많이 경험한 이후였다.

그래도 나는 꽤 좋게 들었다. 사실 이 정도 역할 분배라면 Andreas가 아니라 그냥 Dan Swano의 프로젝트라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한데, 데스메탈 외길인생 커리어에 외도 한 번 했는데 그거 다른 사람 거라고 하면 많이 속상할 테니 Andreas의 프로젝트라고 정리하는 게 맞아 보인다. 인터넷상에서 좀만 뒤지면 5천원(물론 배송료 별도)… 이하로 구할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은 한번쯤은 들어보는 것도 좋을지도.

[Vic,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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