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출신 원맨 밴드의 데뷔작. 전혀 몰랐던 이름이었고 인터넷의 힘을 빌려도 나오는 게 많지는 않다. 그나마 알려진 내용은 Blood Tyrant에도 참여했던 The Specter가 하는 밴드라는 정도? 뭐 이것도 정보냐 하겠지만 애초에 이 앨범을 샀을 이들의 대다수는 Tour de Garde의 이름을 보고 샀을 것이고, 그 중의 또 상당수는 Blood Tyrant를 들어 봤을 테니 그래도 나름 홍보 포인트가 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장사야 될 리 없건마는 Tour de Garde도 이제 20년을 넘게 살아남은 블랙메탈 레이블이다.
음악은 기대 이상으로 출중하다. 물론 새로울 것은 하나 없는 스타일이지만 이만큼이나 90년대 초중반 노르웨이 블랙메탈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가는 사례도 요새는 드문 편인데, 굳이 특이점을 찾는다면 Darkthrone이나 Burzum의 정형을 그대로 따라가는 이들에 비해 이 밴드는 ‘Aerie Descends’를 긁어대던 시절의 Thorns를 떠올리게 하는 편이라는 정도? 하지만 그 지글거림이 피곤해질 때쯤 ‘Morgenster’ 같은 Bathory풍의 호방함을 만나볼 수 있고, Blood Tyrant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밴드에서도 그 시절 블랙메탈의 뒤에서 분위기 깔아주는 풍의 신서사이저 연주에 일가견이 있음을 다시금 보여주기도 한다. 말하자면 90년대 노르웨이 블랙메탈을 좋아했던 이라면 이 앨범을 반기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별 기대 없이 샀는데 거의 올해의 앨범 급으로 만족하고 있는 중이다.
[Tour de Gard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