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aus Schulze는 2022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후에 스튜디오에 박혀 있던 아카이브들을 발굴하고 있는지 이렇게 앨범이 나오고 있다. 사실 Klaus Schulze를 그렇게 좋아한다고까진 말 못하겠고, Ash Ra Tempel 이후의 행보는 기본적으로 메탈바보인 나로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데가 있는데다, 고품격 야동 OST라고 할 만한 “Body Love” 연작 이후에는 에너제틱함은 찾아보기 어려운 음악이 되었다. 혹자에게는 이거나 저거나 둘 다 명상용 음악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그래도 그 와중에 느껴지는 야성적인 면이 걷혀져 버렸다고 할까? (물론 이건 Edgar Froese에도 적용되는 얘기이긴 하다)

물론 “101, Milky Way”라고 다르지 않다. 2008년에 해커에 대해 제작 중이던 독일 다큐멘터리를 위한 사운드트랙으로 만들어졌다가 이제야 공개되었다는 앨범이니 저 다큐멘터리가 어떤 내용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Klauze Schulze에게 정력적인 스타일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기였을 것이다. 그래도 앨범 여기저기에 퍼커션을 통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부분에서는 의외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Jean-Michel Jarre를 좀 더 어둡게 만든 듯한 ‘Alpha’는 이 즈음의 Klaus Schulze의 음악에서 쉬이 찾아볼 수 없는 류의 곡이라고 생각하며, 정적인 인트로 끝에 날이 선 전개를 보여주는 ‘Uni’는 의외일 정도로 한창 시절의 모습을 엿보이는 데가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래도 두 번을 몰아 듣기는 여전히 좀 어렵다. ‘Multi’ 같은 곡은 OST니까 이렇게까지 만들었겠거니 하는 생각도 드는데(특히 part 3) 암만 그래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영상에 붙여진 30분 넘어가는 앰비언트를 어찌 쉽게 듣겠나.

[SPV,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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