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Sykes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7-80년대 하드록/헤비메탈 뮤지션들이 많이들 돌아가실 때 된 거야 알고 있지만 생전 약물이다 뭐다 하는 스캔들도 없었고 화끈한 스타일의 연주로 알려진 Sykes가 겨우 65세에 떠나실 거라고 생각한 이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Sykes가 참여했던 앨범들을 막 찾아들었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보이는데 흥미로운 점은 그 중 가장 많이 보이는 앨범은 바로 이 “Thunder and Lightning”이라는 것이다. 물론 좋은 밴드이지만 Thin Lizzy는 어디까지나 Phil Lynott의 밴드이고, John Sykes가 본격 메탈 뮤지션이라 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특유의 격정적인 스타일을 생각하면 누가 봐도 메탈은 절대 아니고 하드록인 건 맞는데 화끈함보다는 흥겨움에 가까웠던 이 밴드에 딱이었다랄 인물이었는지도 좀 애매해 보인다. 말하자면 Thin Lizzy는 솔직히 Sykes의 이미지에 비해서는 좀 더 ‘노티나는’ 스타일의 밴드 아닌가 하는 얘기다.

그래도 “Thunder and Lightning”이 Thin Lizzy의 가장 메탈에 가까이 다가갔던 앨범은 맞을 것이다. Sodom이나 Megadeth도 커버했던 ‘Cold Sweat’도 있고, 밴드의 커리어에서 가장 메탈릭한 넘버인 ‘Thunder and Lightning’도 있다. ‘Someday She is Going to Hit Back’ 같은 곡은 다른 앨범이었다면 흥겨운 가운데 적당히 트리키함을 섞어주며 이어갔을 곡이었겠지만 이 앨범이었기 때문에 좀 프로그한 구석도 있고 NWOBHM도 참고한 듯한 음악이 되었다. 하긴 큰 맘 먹고 Tygers of Pan Tang의 기타를 데려왔으니 어느 정도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가끔(이라기보단 좀 자주) 격정이 지나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Sykes이므로 아이러니하게 그가 참여했던 최고의 앨범은 본인 말고 다른 이가 확실히 중심에 있었던 앨범들이었고, 이 앨범도 결국은 Phil Lynott이 중심에 있었으니 가능한 결과물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생각해 보면 Whitesnake도 David Coverdale이 있었고, Blue Murder는 Sykes가 맘대로 하기에는 다른 멤버들의 짬이 너무 높았다. 어찌 보면 하드록의 역사에서 손꼽힐 2인자…라고 John Sykes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좋은 거 많이 들었습니다.

[Vertigo,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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