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이 나온 지도 26년 됐다길래 간만에. “Images and Words”나 “Awake” 같은 앨범이 오래 됐다 하면 그래 그렇겠구나 하는데, 이 앨범이 25년도 넘어갔다는 얘기는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실감은 안 난다. 뭐 남의 나이 먹는 건 보여도 내 나이 먹는 건 안 보인다니 그래서 그런가 싶다.

시절은 바야흐로 밀레니엄을 앞두고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음악잡지들에서는 더 이상 나올 음악이 있는가? 식의 특집을 내놓고 있었고 Dream Theater는 “Falling into Infinity”의 쪽박은 아니더라도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장르의 모범은커녕 이 밴드의 미래는 있는가 식의 얘기도 가끔 듣곤 했으며 그 때까지의 커리어로 따지면 훨씬 나아 보였던 Derek Sherinian의 빈자리를 Jordan Rudess가 메운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나온 앨범이 Metropolis 후속편 딱지를 달고 있으니 이럴 때일수록 본진으로 돌아가자…라는 게 앨범의 의도이지 않았을까 싶다. ‘Overture 1928’의 익숙한 리프와 발라드는 많지만 의외로 헤비함이 중심이 되는 Scene 1, ‘The Dance of Eternity’의 묘기대행진은 확실히 Dream Theater를 듣는 이들이 기대하곤 하는 모습들이었다. Jordan Rudess의 나쁘게 말하면 과시적이기까지 할 키보드도 조금은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을 “Falling into Infinity”의 인상을 지우는 데는 더할나위없다. 어찌 생각하면 밴드 나름의 흑역사 청산이었던 셈이고, 이 앨범 이후로 조금은 변모하는 스타일을 생각하면 밀레니엄 이전 밴드의 활동에 대한 결산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적어도 이 앨범이 그런 작업으로서 확실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도 이 앨범에 보내곤 하는 스토리까지 모두 알아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절대명반 류의 찬사까지는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 Dream Theater가 좋은 밴드라는 점은 그렇다 치고 이 밴드가 훌륭한 이야기꾼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이 밴드가 은퇴하기 전에 제대로 된 소설 원작 하나 잡아서 앨범을 내놓았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lektra,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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