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nger Vision은 이탈리아 멜로딕 파워 메탈 밴드…정도로 얘기하는 게 맞을 것이다. 요새 보면 James Labrie가 게스트로 참여했다는 게 주요 광고 포인트인지라 프로그레시브 메탈인가 착각하곤 하고, 그런 구석이 아예 없는 거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음악을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 부르는 건 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이래저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신경쓴 기색이 있는 멜로딕 파워메탈 정도로 얘기하는 게 맞아 보인다.

그래도 “Faust – Act I Prelude to Darkness”가 여태까지 나온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프로그한 축이라는 것도 분명해 보인다. “Poetica”도 T.S. Eliot의 작품을 소재로 했다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괴테의 그 파우스트를 컨셉트로 내세우는데, ‘Strive’의 리프부터가 파워메탈과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경계선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Look Into Your Eyes’ 같은 곡이 이 밴드의 본업은 프로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지만 ‘Dance of Darkness’처럼 좀 더 복잡한 구성을 보여주는 곡에서는 또 생각이 좀 달라진다. 정작 이 곡에는 James Labire가 참여하고 있지 않은데, ‘Nothing Really Matters’가 아니라 이 곡에 참여해서 제대로 소화했다면 진짜 회춘 소리를 들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전반부가 좀 더 스트레이트하다면 후반부는 극적인 구성을 가져가는 데 신경쓰는데, 딱히 앨범에 일관된 분위기까지는 잘 모르겠는지라 이 앨범이 컨셉트 앨범으로서 괜찮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국 암만 괴테를 내세워도 그냥 웰메이드 파워메탈 정도로 소개하는 게 맞을 것이고, 사실 그 정도만으로도 앨범을 즐기는 데는 충분할 것이다.

[Self-financed,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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