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Dream Theater 말고 Theater라는 단어를 이름에 쓴 메탈 밴드는 그리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몇 안되는 밴드들 중 가장 성공한 사례를 생각해 본다면 이 Theater of Tragedy가 아닐까 싶다. 하긴 그 정도 되니까 국내에도 앨범 여러 장이 라이센스가 될 수 있었고 지금 이 앨범처럼 밴드의 해체 전 마지막 라이브가 앨범으로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레이블이 돈 없으니 밴드가 돈 대라고 하자 실제로 펀드레이징이 진행되어 팬들이 제작비의 일부를 부담했다는 건 이미 꽤 유명한 얘기다. Liv Kristine이 참여하지 못한 게 옥의 티라면 티이긴 한데 이 분이 참여하셨으면 후임자인 Nell Sigland도 입장이 꽤 난처했을 수도 있었을 테니 그 정도까지 기대할 순 없었을 것이다. 각설하고.

앨범은 덕분에 선곡부터 음질까지 밴드의 커리어를 정리하는 모습으로는 더할나위 없어 보인다(덕분에 오히려 밴드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좋을지도). 당연히 최근작들의 수록곡들이 제일 많지만 이제는 꽤 가물가물한 초창기 둠-데스에서 5곡을, “Aegis”에서 1곡을, 일렉트로닉 시기에서 3곡을 담았으니 아쉬움이 없진 않겠지만 밴드로서는 최선의 선곡이지 않았을까 싶다. 흥미로운 점은 그럼에도 앨범에는 꽤 일관된 분위기가 있다는 점인데, 이 밴드의 음악이 커리어 내내 얼마나 널을 뛰었는지를 생각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역량이구나 싶기도 하고, 이것 때문에라도 Liv Kristine을 부를 순 없었겠다 싶기도 하다. Nell과 Liv는 비슷한 듯 싶으면서도 확실히 결이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 ‘Forever is the World’. 사실 이 곡이 왜 마지막 곡이 되었는지는 듣기 전에는 몰랐는데 보니까 꽤 잘 어울리더라. 마지막을 고하는 모습으로는 꽤 멋져 보였다. 아직은 젊은 나이에 파이어족(벌 만큼은 벌지 않았을까)으로 거듭난 밴드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을 것이다. 멋진 앨범이다.

[AFM,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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