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크라멘토 인더스트리얼 듀오의 3집. 나야 처음 들어보지만 나름대로 10년 이상 활동한 베테랑이라고 한다. 이런 배경을 보고 나니 트랜실바니안 어쩌고 하는 레이블명이 좀 거슬리지만 애초에 이름만 저렇지 캘리포니아에 있는 레이블이니 이상할 것까지는 없겠다. 그보다는 카탈로그를 보면 인더스트리얼과는 전혀 상관없이 보이는 이 레이블에서 인더스트리얼 앨범을 냈다는 게 더 신기해 보인다. 이 지점에서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런 교훈 또한 앨범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인다.
앨범을 접하면 왜 이 레이블이 이들의 음악을 낼 수 있었는지는 바로 이해가 된다. 예전에 메탈헤드들이 Atari Teenage Riot 같은 밴드의 음악에 관심을 가졌던 지점을 이 앨범도 함께 가지고 있는데, ‘riot girl’ 스타일의 여성보컬을 내세웠던 Atari Teenage Riot에 비해서는 80년대 후반의 Ministry나 Skinny Puppy 같은 류에 더 가까워 보인다. 더 나아가 ‘Terrible Puropse’ 같은 곡의 디스토션 리프를 듣자면 좀 더 거칠던 시절의 Pitchshifter를 떠올릴 수도 있어 보인다. 가장 특이한 점은 이렇게 ‘인더스트리얼 메탈’ 스타일을 보여주는 밴드의 음악에서 Nine Inch Nails의 그림자가 생각보다 덜하다는 것인데, 특히나 ‘Bad Waves’의 기묘한 슈게이징은 다른 ‘인더스트리얼 메탈’ 밴드에게서 찾아볼 만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결국 모든 게 평범하다는 제목은 사실 잘 이해가 안 되지만 꽤 재미있는 앨범이다.
[Transylvanian Recordings,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