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Cavalera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Sepultura의 마지막 앨범? 사실 “Roots” 이후에 나온 라이브 실황을 2002년에 내놓은 앨범이므로 이미 Max와 갈라선 이후에 끄집어낸 ‘좋았던 옛날’의 재탕같은 앨범일 것이니 이렇게 말하는 건 그리 적절하지 않다. 물론 Sepultura가 세평만큼 Max Cavalera가 떠난 이후에 마냥 망작만을 내놓았던 건 아니었고, 새로 들어온 Derrick Greene은 기량만큼은 Max에 뒤처질 인물이 아니었던 것도 맞지만 Sepultura가 그루브메탈을 연주한다는 자체가 맘에 들지 않는 이라면 그런 게 사실 크게 의미있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Nation”이 “Against” 이상으로 실망스러웠던 것도 그렇고. 우리의 지구레코드도 “Nation”을 마지막으로 Sepultura의 앨범을 라이센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니 이런 변신이 대부분의 이에게 반갑지 않았던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러니 Roadrunner에서 나온 Sepultura의 마지막 앨범인 이 라이브앨범은 밴드의 좋았던 시절을 상기시키면서 아마도 극에 달했을 밴드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을까? “Chaos A.D”와 “Roots”의 수록곡이 주류인 만큼 밴드가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의 모습을 담은 라이브이기도 하고, Sepultura가 Roadrunner에 계속 몸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재계약 할까?를 한번은 고민해볼 법도 할 건실한 라이브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Under Siege”는 비디오였으니 앨범이라기엔 좀 그렇다고 한다면 밴드의 처음으로 나온 오피셜 라이브 앨범이기도 하다. 게다가 ‘Beneath the Remains’나 ‘Troops of Doom’, ‘Inner Self’를 전성기 Max Cavalera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Chaos A.D”를 이제 와서는 즐겨듣지 않지만 원곡보다 더 스피드업해서 들려주는 이 라이브를 접하매 이 앨범이 내 기억(이라기보단 추억)보다 더 좋은 앨범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치는 충분한 셈이다.

그러니까 농담삼아 얘기하면 어찌 보면 삐딱선을 좀 많이 타기 시작한(그리고 다시는 제 궤도로 돌아오지 못한) 밴드에게 찾아온 커리어에 일찌기 없었을 고용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Sepultura도 그렇고, 2025년에도 잊지 않고 삽질을 하다가 감독의 대타 인터뷰 이후 갑자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현수를 보자니 역시 고용안정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얘기가 왜 이리로 흐르지…

[Roadrunner,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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