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P라는 레이블의 밥줄은 아무래도 서정을 앞세운 류의 메탈이지 않은가 싶은데(블랙이든 둠이든 간에) 그래도 간간이 등장하면서 대개 괜찮았던 스타일은 포크 바이브 강한 멜로딕 블랙메탈이지 않은가 생각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Nerthus가 있을 것이고, Malnàtt도 좀 얼빠진 듯한 모습이 섞여서 그렇지 포크의 기운은 분명했던 거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이름이야 처음 보지만 CCP에서 나온 서정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저 커버에서 예상되는 스타일은 꽤 분명한 편이다.

음악도 그런 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레이블은 네오클래시컬 무드에 어우러진 포크풍 정도로 홍보하고 있지만 클래시컬 얘기까지 하는 건 좀 과해 보이고 “The Taste of Victory” 시절의 Nokturnal Mortum을 떠올릴 구석이 있지만(하긴 이 분들도 우크라이나 출신이니) 또 그 정도로 흥겹지는 않은 류의 블랙메탈이다. 사실 포크풍이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는 평이한 리프의 블랙메탈에 가까운 편인데, 플루트가 비중은 적지만 곡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단한데? 싶어서 찾아보니 플루트를 맡은 Anna Merkulova은 이미 Thunderkraft에서 은은한 포크풍을 충분히 경험하신 분이었다. 검증된 경력직이었던 셈이다.

인상적이랄 정도까진 아니지만 이 한 장 내고 망해버리기는 아쉬운 밴드일 것이다. 밴드를 이끌었던 Master Alafern는 어쨌든 Burshtyn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 때만큼 포크적인 스타일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한 장쯤은 이런 걸 다시 보여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CCP,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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