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nziner 얘기 나온 김에 이것도 간만에. 1999년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런 구리구리한 네오클래시컬 라이센스라면 Artension의 사례가 있었고, “Phoenix Rising”이 나쁜 앨범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모든 파트가 나름 균형을 이룬 Kenziner에 비해 중심이 키보드에 확 기울었던 Artension이 더 구리구리한 건 어쩔 수 없었을지도? 그러니 어찌 보면 Vitalij Kuprij의 솔로앨범과는 달리 “Phoenix Rising” 이후의 Artension의 앨범이 라이센스되지 못한 데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셈이다. 뭐 이거는 Artension 앨범 얘기도 아니니 각설하고,
사실 그런 구리구리함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솔로앨범들을 포함해서 Vitalij Kuprij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내용이기도 한데, 그래도 그런 면이 가장 덜한 앨범이라면 아무래도 이 “Revenge”가 아닐까 싶다. 일단 Vitalij가 남긴 앨범들 중에서는 그래도 덜 클래시컬한 편이기도 하고, 물론 키보드가 가장 날아다니는 스타일이지만 다른 멤버들도 그런 모습을 보고 있지만은 않을 정도로 이름난 이들을 대거 모아서인지, 이만큼 Vitalij Kuprij의 건반이 뒤로 물러선 모습을 보여주는 앨범은 보기 드물다. Vitalij Kuprij라는 뮤지션을 아는 이라면 꽤나 흥미롭게 다가올 구석이 많은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뮤지션 본연의 스타일과 다르다는 얘기는 아닌데다, 커리어 내내 보컬곡을 만들어 본 적이 별로 없어서인지 걸출한 게스트들에도 불구하고 들쭉날쭉한 보컬과 비교적 단조로운 전개가 때로는 껄끄럽고, 결국 앨범의 백미는 ‘Classic War’ 중반부의 이런 건 어떻게 치나 싶은 무지막지한 인터메조가 아닌가 싶다. 하긴 결국은 그런 게 Vitalij Kuprij의 매력이렷다.
[Avalon,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