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akruunu의 금년 신작이 나왔더라. 흔히 pagan black 정도로 소개되는 밴드이긴 한데… 이 정도 음악이면 그냥 바이킹메탈이라 부르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지만 정작 이 밴드를 바이킹메탈이라 부르는 사례는 별로 본 적은 없다. 물론 직접 바이킹 얘기를 하는 밴드는 아니지만 가사 말고는 바이킹메탈의 전형에 많이 다가가 있는 음악인데다, 언제부턴가 꽤나 느슨한 용례로 사용되고 있는 저 장르명을 굳이 이들에 대해 빡빡하게 적용하는 것도 아닐 일이라는 게 사견. 물론 애초에 이런 거 갖다 논쟁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으므로 이 얘기는 여기까지.

“Tavastland”도 그런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특징이라면 밴드의 오리지널 보컬이었던 Humö가 돌아왔다는 점인데, 그동안 실력이 늘어서 왔는지 데뷔작 시절보다는 확실히 좀 더 역동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밴드의 현재를 잘 받쳐주는 탄탄한 베이스 연주를 선보인다. “Havulinnaan”까지만 해도 솔직히 때로는 엇박자가 느껴지는 리듬 파트가 거슬리는 때가 있었던 밴드임을 생각하면 오랜 음악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테크니컬해졌다 할 수 있을지도? ‘De miseriis fennorum’의 파워메탈풍과 함께 어우러지는 베이스 연주가 그런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긴 원래 헤비메탈 기운 강한 밴드였으니 당연한 얘기일는지도.

그래도 어쨌든 이 밴드는 블랙메탈 밴드이다. ‘Kuolematon laulunhenki’나 ‘Havukruunu ja talvenvarjo’의 휘몰아치는 연주와 Havakruunu로서는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 그러면서도 Bathory의 앨범들이나 Mercyful Fate의 앨범들 어딘가에서 그대로 따왔을 법한 리프, ‘Unissakävijä’의 스래쉬 리프 뒤에 등장하는 전형적인(그리고 ‘건강한’) 바이킹 코러스는 바이킹메탈을 왜 찾아 듣게 되었는지를 다시금 되새겨 준다. 멋진 앨범이다.

[Svar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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