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이 36년 전 오늘 발매됐다길래 간만에. 프로그레시브라는 레떼르가 으레 붙는 밴드지만 이 밴드가 보통의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메탈과 비슷한 음악을 연주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가끔은 메탈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이들이 그 시절 메탈의 전형다운 리프를 보여준 적도 내 기억엔 없다. 1989년이니 아직은 스타일을 바꾸기 이전이긴 했지만 이 시절의 음악이라 해도 그 점에서 다를 건 없다. 메탈 소리가 나오는 건 아무래도 어쨌든 헤비함을 잊지 않은 Ty Tabor의 기타와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에 끼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Jerry Gaskill의 드럼 때문일 텐데(특히나 ‘Out of the Silent Planet’), 어쨌든 이 음악에서 메탈헤드의 귀를 잡아끌 구석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Jeff Ament(Pearl Jam의 그 분 맞음)의 말마따나 이 앨범에서 그런지 내지는 얼터너티브 메탈의 어느 단초를 찾는 게 더 맞을 것이다. 헤비하되 메탈릭하지 않은 Ty Tabor의 기타와 Ian Gillan이 가스펠 부르듯 하는 듯한 Doug Pinnick의 보컬은 그 독특한 전개를 뺀다면 확실히 거친 곡에서도 관조적인 기운을 던져주던 Pearl Jam과도 닮은 구석이 있어 보인다. 그런가하면 3인의 멤버 전원이 그리 나쁘잖은 보컬로 보여주는 하모니는 때로는 비틀레스크하기까지 하다. 사실 1989년의 음악이라기엔 꽤 고색창연한 로큰롤에 닮아 있는 구석도 있다(‘Over My Head’). 그렇다면 이런 음악을 80년대, MTV와 헤어메탈에 프로그레시브 록이 박살났다고 평해지곤 하는 그 시절, 미국에서만 나올 수 있었을 새로운 스타일의 프로그레시브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 같으면 메탈보다는 하드록이라고 부를 것이다.

[Atlantic,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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