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tichrist Siege Machine의 2024년작. 사실 이름이나 음악이나 특이할 것까진 없다고 생각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주목을 받은 밴드라고 생각하는데, Profound Lore에서 앨범이 나온 war-metal 밴드라는 점만으로도 일단 좀 튀는데다, (아무래도 하는 얘기가 얘기이다보니)정치적 불온함의 혐의를 어느 정도는 항상 받아 온 장르가 war-metal이라면 멤버들이 Black Lives Matter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기도 했던 war-metal 밴드는 이래저래 특이해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힘있게 밀어붙이는 데는 분명한 솜씨를 보여주고, 원래 다른 war-metal 밴드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모던한 편이기는 했지만 Profound Lore로 옮기면서 확실히 예전보다 돈맛 나는 음질을 과시한다. 그러니까 적당히 먹먹한 음질에서 배가되는 장르 특유의 ‘chaotic’한 분위기를 즐기는 경우라면 역시 장르를 이해 못 하는 레이블에서 밴드 하나 버렸다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한데, 종전보다 데스메탈의 기운이 더 강해진 리프와 그루브가 밴드가 선택한 해결책인가 싶다. ‘Prey Upon Them’ 같은 곡의 그루브는 종전만 해도 Revenge의 스타일에 더 근접했던 이들의 앨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고, D-Beat의 기운이 강한 ‘Vanquish Spirit’도 어쨌든 Conqueror와 Revenge에서 시작됐을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는지를 보여준다. 장르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방향을 하나 제시한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Profound Lor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