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gaze의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으려나? 적어도 Blackgaze의 가장 잘 나가는 밴드들 중 하나인 Unreqvited의 2025년 신작. Prophecy라는 레이블이 원래 이런 음악을 다루는 곳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최근에 Blackgaze 스타일에 있어 최고의 레이블을 꼽는다면 단연 Prophecy가 가장 유력한 후보에 있을 것이다. Blackgaze 밴드로 가장 유명한 밴드들 가운데 Prophecy에서 앨범 한 장 안 내 본 밴드가 얼마나 될 것이나 하면 Deafheaven을 위시한 미국의 힙하다 못해 더 이상은 blackgaze라고 분류하기도 뭣해진 이들을 제외하면 별로 떠오르는 사례가 없기도 하고.

“A Pathway to the Moon”은 이 장르의 떠오르는(아니 돈만 못 벌었지 이미 떠오를 대로 떠오른) 락스타의 현재까지의 앨범들 중 가장 대중적이고 블랙메탈의 기운이 약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진폭이 크지는 않아도 Unreqvited의 여태까지의 앨범들은 조금씩은 스타일을 달리해 왔지만 어쨌든 블랙메탈의 색깔이 포스트록보다는 좀 더 짙은 편이었다면, 이제는 이 밴드를 포스트록 성향이 있는 블랙메탈 밴드인지, 아니면 포스트록 밴드가 블랙메탈의 요소를 받아들인 것인지 모호해졌다. blackgaze 밴드가 블랙메탈과 포스트록의 모습을 모두 갖고 있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이전의 앨범들이 두 가지가 혼재된 양상의 음악을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그 두 가지는 슬슬 분리되어 저마다의 영역을 차지한다. ‘Antimatter’처럼 Ihsahn과 Alcest가 섞이지 않으면서 공존하는 곡이 밴드의 색채를 대변한다면 과장인 부분이 있겠지만 이전의 Unreqvited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결국 이 앨범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블랙메탈이 아닌 부분에 있다. ‘Starforger’나 ‘Departure: Everlasting Dream’의 파르라니 빛나는 듯한 신서사이저 앰비언트는 다른 블랙메탈 밴드가 보여주기 어려운 무엇일 것이다. 솔직히 ‘Departure: Everlasting Dream’의 어느 부분에서는 Enya 생각이 났다. 지금 한국인이 좋아하는 블랙메탈을 꼽는다면 이 앨범을 추천할 것이다. 아 그런데 그런 걸 꼽지도 않겠지만 꼽아도 나한테 물어보질 않겠구나….

[Prophecy,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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