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heim 얘기가 나온 김에 Blackheim의 원맨 프로젝트…라지만 사실 Dan Swano가 Blackheim만큼이나 많은 것을 맡고 있으므로 이쯤 되면 그냥 듀오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Diabolical Masquerade의 최고작? 하지만 커리어에 똥반이 없는 보기 드문 인물이기도 하고, “The Phantom Lodge”까지의 모습과 이 앨범에서의 모습은 사뭇 다른지라 사실 취향 문제라고 해도 무방하지 싶다(물론 그래도 이 앨범을 취향이라 고르는 사람이 더 많을 거라고 예상은 된다). Adipocere를 떠나 Avantgarde Music에서 내놓는 첫 앨범이라는 점도 그런 변화에 영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Nightwork”는 밴드의 앨범들 중 가장 연극적인 형태의 심포닉블랙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우리의 Blakkheim(Blackheim은 유독 이 밴드에서는 ‘Blakkheim’으로 이름을 표기한다)이 전작까지 보여준 기타 중심의 심포닉블랙은 이 앨범에서 ‘eerie’한 분위기에 주력하는 건반이 중심이 되면서 계속해서 변칙적인 전개를 가져가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Blakkheim의 보컬도 래스핑에서 Dani Filth풍의 히스테릭한 목소리까지 상당한 진폭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많은 심포닉블랙 밴드들이 빠지곤 하는 과도한 낭만에 걸려들지 않는다는 게 이 밴드의 진짜 매력일 것이다. 이 음악을 아방가르드 블랙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꽤나 많은 듯한데, 그렇게 힘을 잃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모습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사실 이런 게 심포닉블랙의 진면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기타 리프 위에 그냥 키보드만 빵빵하게 얹고 심포닉블랙을 자처하는 수많은 밴드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보컬을 포함한 모든 파트들이 유기적인 인터플레이를 이루면서 극적인 분위기를 구현하는 정점에 가까운 심포닉을 보여준 블랙메탈 앨범이자 장르의 어떤 한 정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Riders on the Bonez’ 같은 곡에서 보여주는 은근한 유머는 덤이다. Peaceville 재발매반은 ‘Cryztalline Fiendz’가 보너스트랙으로 들어 있기는 하나… 그냥 creepy한 분위기의 키보드 소품일 뿐이고, 멋들어진 오리지널 커버에 어처구니없는 폰트로 앨범명을 박아넣은 커버가 확 깨는지라 이 앨범만큼은 Avantgarde반을 사는 게 낫지 않은가 조심스레 권해본다. 나도 보너스트랙 참 좋아하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Avantgarde,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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