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한번쯤 듣곤 한다…라고 하면 뻥이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곡들을 말한다면 말석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재미있는 사례였다고 소개될 정도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The Greedies의 유일작 싱글. 물론 밴드는 이 한 곡만을 단발성으로 내놓고 사라져 버렸으며 아닌게아니라 Phil Lynott과 Scott Gorham을 필두로 한 Thin Lizzy 멤버들이 Sex Pistols의 Steve Jones와 Paul Cook을 합류시켜 만든 밴드였으니 이 밴드에 장기적인 전망 같은 걸 기대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저 둘이 Sex Pistols의 멤버들 중에서는 좀 멀쩡한 축이었나.. 싶기도 하지만 역사는 이 두 분이라고 그리 멀쩡한 인생을 살지는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각설하고.

어쨌든 크리스마스에 내놓은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와 “Jingle Bells”의 로큰롤 매시업 송인만큼 짧은 시간 흥겹게 듣기는 충분하다. 그래도 Thin Lizzy와 Sex Pistols의 만남이라고 A사이드(‘A Merry Jingle’)는 Scott Gorham의 기타를 중심으로 좀 더 Thin Lizzy풍으로 연주한다면 B사이드(‘A Merry Jangle’)는 Sex Pistols식 펑크풍으로 괴팍하게 편곡되어 있는데, 칼박 연주말고는 딱히 경쟁력이 없어 보이는 Sex Pistols의 두 분이 Scott Gorham의 기타를 누르기는 어려웠는지 그래도 펑크보다는 하드록에 가까운 사운드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애초에 이 7인치 싱글을 구하는 이는 B사이드보다는 A사이드에 끌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1년에 한 번 정도 흥겹게 듣기에는 넘치는 즐거운 싱글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Thin Lizzy의 팬이 아니라면 평소에 찾아들을 것까지는 없어 보이기도 하다. 딱히 Thin Lizzy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걸 굳이 구해 틀고 있는 걸 보면 맞는 얘긴가 싶지만 인생이 뭐 그렇다.

[Vertigo,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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