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BTS를 선봉으로 삼아 케이팝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침튀기며 외치고 있는 판에 BTS와는 아마도 발톱의 때만큼도 관련없을 이 괴이한 밴드는 이름부터 뭔가 눈에 걸린다. BTS야 방탄소년단의 약자라고 하는데 그럼 B.S.T는 무슨 뜻인지 알아보니 독일어로 ‘Blut, Schweiß, Tränen’의 약자라고 한다. 즉 피, 땀, 눈물 되겠다. 쓸데없는 혐의가 점점 짙어지니 이름 얘기는 이쯤에서 넘어가자.
그래도 이 함부르크 출신 밴드는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의 둠메탈을 들려주고 있다. 굳이 비교하면 Solitude Aeternus 스타일의 클래식 둠 스타일인데, Heiko Wenck의 보컬이 사실 둠메탈에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솔직히 하드코어 불러야 할 목소리 같음)간혹 깬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있지만 묵직한 리프에 솔깃한 멜로디를 실어낼 줄 아는지라 장르의 팬이라면 만족하기 충분해 보인다. 특히나 어쿠스틱 인트로에서 이어지는 극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Die Lüge’는 Candlemass와 Solitude Aeternnus의 좋았던 시절(물론 파워메탈 물은 좀 덜어내야 한다)을 연상케 한다. 물론 Messiah 같은 보컬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세상이란 게 한 술에 배부르긴 가히 어렵기 마련이렷다.
이 데뷔작 이후에도 띄엄띄엄이지만 앨범을 계속 내고 있다니 기억할 이름이 또 늘었다.
[Self-financed,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