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rvana의 “Nevermind”가 나온 것이 1992년 1월이었으니 이미 시절은 헤어메탈을 원하지 않고 있었을 1992년에 패기있게 트렌드 따위 신경쓰지 않고 1988년에 나왔으면 대박났을 법한 사운드를 선보인 Wildside의 데뷔작. 그래도 어쨌든 Capitol에서 앨범이 나왔고 국내에도 라이센스될 수 있었으니(추억의 EMI/계몽사) 시대를 잘못 타고났을지언정 나름 받은 기대는 적지 않았을 것이고, Van Halen의 프로듀서였던 Andy Jones가 키를 잡고 5150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으니 레이블도 밀어줄만큼은 밀어줬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앨범의 내용물을 살펴보면 그런 레이블의 기대와 투자는 결코 괜한 것이 아니었으며 이 앨범에 흔히 붙곤 하는 저주받은 걸작 류의 문구가 과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납득할 수 있다. Axl Rose와 Vince Neil을 적절히 짬뽕한 듯한 Drew Hannah의 걸출한 보컬과 Danger Danger, Tuff, Dangerous Toys 등 다양한 밴드들의 흔적을 두루 찾아볼 수 있는 Brent Woods의 수려한 기타가 있으며, ‘Lad in Sin’처럼 의외의 극적인 구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곡도 있다. 헤어메탈에 Savatage 한 스푼 더한 스타일이라면 좀 그런가 싶으면서도 어쨌든 이 밴드가 수려한 멜로디의 헤어메탈이되 그 이상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1992년에 이런 앨범을 내놓던 과감성은 어디가고 2집에서 그런지 물을 애매하게 먹은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90년대 초반 메탈의 폭망이 무엇인지 지나치게 제대로 맛본 탓인지 생각보다 이 앨범을 들어봤다는 사람은 적어도 내 주변엔 별로 안 보이고, Drew Hannah는 이후 포르노 영화 제작을 하면서 살았다는 후문을 듣자니 다른 동네라고 반응이 더 좋았을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그런 걸 보면 때로는 인생은 좀 지나치게 타이밍이다. 듣다 보니 더욱 아쉬워진다.

[Capitol,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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