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tral Lore의 Ayloss는 Spectral Lore 말고도 이름 바꿔가면서 다양한 원맨 프로젝트들을 돌려가는 점으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인상적인 결과물을들 꾸준하게 내놓고 있고, 예전 같으면 그런 게 있다더라 하는 카더라만 분분했을 법한 음원들이 이제는 인터넷과 밴드캠프의 힘을 빌어 꽤 쉽게 구해 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 Spectral Lore의 팬을 자처하는 이로서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들은 Ayloss가 어떤 음악들을 들었고 좋아했으며 Spectral Lore의 음악에 어떤 모습들이 녹아들어갔을지를 짐작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가 되고, 뮤지션 본인도 나름 퀄리티에 만족했는지 거의 대부분을 CD화해서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고 있는지라 모으는 입장에서는 돈 쓰면서도 흐뭇하다. 그런 면에서 바야흐로 고환율시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메탈 팬이라면 Spectral Lore의 사이드 프로젝트들 컬렉션을 강력하게 권해 보는데… 하긴 일단 Spectral Lore부터 한 장 사서 들어보라고 말하는 게 먼저일 것 같기는 하다. 각설하고.
Clarent Blade는 누가 그리스 메탈 뮤지션 아니랠까봐 Manilla Road풍 에픽 메탈을 연주하는 프로젝트이다. 차이가 있다면 에픽 메탈이 대개 Manilla Road가 등장하기 이전의 헤비메탈이나 그 이전의 하드록, 개러지 록, 블루스는 물론이고 이후의 스래쉬메탈이나 USPM 등 다양한 스타일들을 빨아들이는 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인데, 블랙메탈 뮤지션의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시절이 2010년인 것도 그렇고 일반적인 에픽 메탈보다는 좀 더 화끈한 구석이 있다. 질주감 있지만 막상 따져보면 그리 빠르지는 않은 템포의 리프와 경쾌한 드러밍, 비중은 크지 않지만 어두운 분위기 가운데 청량하게 다가오는 신서사이저 연주 등은… 솔직히 이 정도면 보컬만 참아낼 수 있다면 멜로딕 스피드메탈 팬도 참고 들을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다만… Ayloss의 클린 보컬을 아무래도 멜로딕 스피드메탈 팬이 참아줄 거 같진 않다. 사실 최고의 단점은 이 앨범을 듣고 Spectral Lore에서 왜 클린 보컬이 안 나오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점이 아닐까. 또 앨범이 나온다면 힘있는 파워메탈 보컬 한 분 데려다가 같이 했으면 좋겠다.
[Self-financed,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