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Rivera 얘기 나온 김에 간만에. James Rivera의 본진은 단연 Helstar이고 이 오랜 경력의 보컬리스트의 가장 빛나는 순간도 Helstar의 80년대였을 것이지만 이 좋게 얘기하면 다재다능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장르의 가장 대표적인 절창들에 비해서는 항상 한 박자 늦게 생각나던 이 보컬리스트의 가장 빛나는 한 장을 고른다면 Helstar가 아니라 바로 이 Destiny’s End가 아닐까? 하지만 90년대 초반도 아니고 1998년은 이런 메탈 앨범이 주목받을 만한 시점은 확실히 아니고, 지금이야 이 밴드가 짧았지만 괜찮았네 어쨌네 하지만 James Rivera가 Horacio Colmenares와 의기투합해서 New Eden을 만들었다가 몇 달도 안 돼서 밴드는 깨지고 갑자기 Horacio만 빼고 밴드의 다른 멤버들을 헤쳐모아 만든 밴드가 Destiny’s End였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상을 떠나서 밴드에 대한 인상은 홍철 없는 홍철팀… 같은 수준이었다. 기대받을 만한 뭔가는 아니었던 셈이다.

어쨌든 그렇게 나온 밴드의 이 데뷔작은 놀라울 정도로 USPM, 그 중에서도 소위 ‘블루칼라 파워메탈’의 정수를 간직하고 있다. 스래쉬로 넘어가기 직전 수준으로 격렬하게 벼려진 파워메탈 리프(인지라 이걸 스피드메탈 마냥 부르는 이들도 없지 않지만)를 앞세워 달려가다가도 어느새 소시적 Helstar마냥 서사적인 면모를 과시하고, ‘Clutching at Straws’ 처럼 클래시컬함을 던져주는 곡도 있다. 그러면서도 앨범을 관통하는 질주감에 실려 끝없이 던져지는 USPM 리프, 그러면서도 웬만한 USPM보다도 더 무겁고 어두운 연주는 자칫 생각없는 마초 메탈마냥 오해되는 이 장르에 대한 편견을 지우는 데 가장 적절한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음악이야 어쨌든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안타까울 지경인지라 보인다면 무척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참고로 난 4천원(배송료 무료) 주고 샀다. 가성비도 이런 가성비가 없다.

[Metal Blade, 1998]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