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íny Plamenů, 그러니까 이름을 정확히 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이 체코 블랙메탈 밴드는 Barbarian Wrath 하면 쉬이 떠오르는 거칠면서도 적당히 구리구리한 류의 블랙메탈을 연주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쁜 건 절대 아니고 개인 취향으로는 솔직히 구리다보다는 꽤 들어줄만 하다에 가깝긴 하지만 이 레이블 발매작들이 Nazgul’s Eyrie 시절부터 그랬듯이 유명세(라기보단 악명)에 비해서 딱히 기억에 남지는 않았던 나로서는 이 앨범이라고 딱히 달리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세계 블랙메탈의 역사에 비춰 보더라도 전례없어 보이는 컨셉트로 이름을 날린 이 밴드의 진가를 알게 되는 데는 꽤나 시간이 흘렀다. 아니 앨범명이나 가사나 전부 체코말로 써놓는 통에 내용을 알 수 없었던 이 밴드의 컨셉트가 하수도 블랙메탈인 줄 누가 알았을까? 무슨 닌자거북이도 아니고 하수구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전투와 투쟁의 이야기를 블랙메탈 앨범에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러니 편의상 하수도 전쟁이라 부를 이야기를 컨셉트로 하는 이 앨범의 진가를 체코어라고는 인사말조차 모르는 내가 파악하기는 어려울 일이고, 그러니 아쉬운대로 저 컨셉트는 진짜 궁금하긴 하지만 어쨌든 넘어가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음악은 꽤 들을만 하다. 래스핑으로 일관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다른 톤과 억양에다가 때로는 클린 보컬까지 선보이면서 연극적인 면모를 과시하는 보컬, 거칠긴 하지만 생각보다 멜로딕하고, 간혹 팀파니(아마도 샘플링이겠지만)까지 등장하면서 조성되는 살짝 포크 바이브 묻은 ‘ritual’한 분위기에서 Master’s Hammer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Marduk의 ‘Nightwing’을 커버하는 모습에서도 나타나지만 그 선배들보다는 좀 더 격렬한(스피드 빼고) 연주를 들려주는 편이다. 취향은 타겠다만 분명히 이 음악을 흥겹게 받아들일 이가 있을 것이다. 재미있다.

[Barbarian Wrath,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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