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랐는데 이 밴드에서 화려한 연주를 들려줬던 Jarno Keskinen이 사망했다기에 간만에. 벌써 몇 달 지난 일이라 이제 얘기하는 것도 그렇지만 생각보다 다작은 아니었던 이 뮤지션이 남겼던 작품들을 내가 생각보다 꽤 갖고 있더라. 정작 음악은 잘 기억이 안 나서 좀 민망하지만 늦은대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각설하고.
metal-archives를 보면 그래도 너덧 밴드들에서 활동한 이력이 보이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활동은 Kenziner와 Virtuocity였고 그 중에서도 본진을 하나 고르자면 이 Kenziner였을 것이다. 그런데 1999년이면 이미 국내에서 록 좀 들었다는 사람이라면 Yngwie 이름만 나와도 음악 안 바뀐다는 얘기가 공식처럼 따라나오던 시절이었다(고 기억한다). 바꿔 말하면 네오클래시컬은 이미 장사가 되기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용케 한국 라이센스까지 달성한 걸 보면 이미 나름대로 기대를 모으고 있던 밴드였을 것이다. Sonata Arctica의 Mikko Härkin과 Zanister의 Brian Harris가 합류한 것도 그렇고.
그렇게 화려해진 이름값을 생각하면 데뷔작과 마찬가지로 앨범을 관통하는 B급의 기운은 신기할 정도인데, 애초에 1999년에 네오클래시컬 메탈 들으면서 B급은 안 듣는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테니 문제삼을 얘기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적당히 프로그하면서도 적당한 스피드와 분위기(‘The Razor’s Edge’), 때로는 AOR마냥 말랑한 멜로디(‘Live Forever’), 동시대 여느 핀란드 밴드들보다도 더 화끈했던 보컬 등 장르의 미덕들을 두루 가지고 있으니 라이센스반으로 샀다면 본전 뽑기는 충분할 것이다. 물론 Symphony X 레벨을 기대한 사람은(아마 거의 없긴 할 텐데) 만족하기 좀 어렵긴 하겠지만.
[Limb Music, 19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