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in은 Seelenthron과 Dies Natalis에서 활동한 Norbert Stahl의 프로젝트인데, 프로젝트 이름이 이름이다보니 검색해서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사실 인지도가 인지도인만큼 아무래도 Norbert의 활동의 핵심은 Dies Natalis라 할 것인데, 그래도 메인은 어디까지나 Tobias Stahl인지라 Norbert로서는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다른 밴드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말하고 보니 500장 한정으로 앨범 내는 Dies Natalis를 이기질 못해서 다른 밴드를 만든다는 게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지만… 동북아시아에서 네오포크 듣고 있는 니 처지가 더 슬프게 느껴진다는 말을 듣고 그냥 넘어간다.
여튼, Sol Invictus 냄새가 좀 더 나는 편이었던(특히 “Tristan”) Dies Natalis에 비해서는 Stein은 좀 더 ‘노스탈지아’에 집중한 음악을 하는데, Julia Wilke의 보컬이 분위기 잡는 데 그만인지라 의자에 파묻혀 듣고 있자니 확실히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렇다고 사실 감정적인 스타일은 아니고, 향수라고 해도 정말 노회하여 감정이 무디어진 양반이 담담하게 옛날 얘기를 풀어내는 듯한 식의 음악에 가까울 것이다. 터지는 맛이 없다고 툴툴대는 이도 있겠지만, 네오포크 앨범 중에서 이만큼 ‘이지리스닝’에 가까운 앨범도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말이 이지리스닝이지 500장 한정이 2018년 현재까지도 다 안 팔린 걸 생각하면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이지’라고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뭐 그렇다.
[STEINton, 2015]
The Cure는 아마도 내 경험에서는 좀 어두운 메탈을 좋아하던 이들과 브릿팝 또는 얼터너티브를 즐겨 듣던 이들 사이의 엄청난 간극 어딘가에 드문 교집합처럼 존재하던 밴드였다. 그 정도의 입지에 도전했던 밴드가 내 기억에 둘 있었는데, 하나는 “Psychocandy” 시절의 Jejus and Mary Chain이었고(지금 생각하면 좀 신기한 일이기는 하다), 나머지 하나가 바로 “Mania” 시절의 The Lucy Show였다. 물론 둘 다 The Cure만큼 양쪽의 지지를 얻어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The Cure가 국내에서 잘 팔린 건 절대 아니었으니(안타까울 정도로 공간감 넘쳤던 예전 신촌 큐어 바가 문득 떠오른다) 따지고 보면 정말 그것도 그들만의 리그 식의 놀이였던 셈이다. 각설하고.
대충 레이블 홍보문구에 따르면 밴드가 활동해 온 지난 20여 년(사실 따져 보면 20년까지는 안 됐음) 동안 심심찮게 밴드의 곡들이 영화 사운드트랙에 삽입되곤 했고, 안 그래도 SF의 팬이었던 밴드는 이 기회에 그냥 예전 곡들에서 잘 취사선택해서 우리 나름의 영화 사운드트랙을 만들어 보자는 시도에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실제로 이 사운드트랙을 쓰는 영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니(하긴 이 밴드의 곡들이 사운드트랙에 삽입되곤 했다는 저 홍보문구 자체가 조금은 의구심이 든다) 이 밴드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이게 베스트 앨범과 무슨 차이가 있냐 싶겠다는 생각도 든다. 눈물나는 판매고를 생각하면 굳이 베스트 앨범 만들어서 판다고 해서 살림살이에 별 도움은 안되겠다 싶으니 그 얘긴 이쯤 하고 넘어가고.
Anathema를 위시한 비슷한 멤버들의 일련의 프로젝트들은 사실 “Alternative 4” 즈음부터는 메탈 물을 걷어낸 음악들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하긴 멤버들만 보더라도 확실히 둠 메탈 물을 진하게 먹었던 Shaun Taylor-Steels나 Darren White 등은 이미 그 전에 떠나버렸다. 물론 그런 변화의 양상은 충분히 잘 알려져 있기도 하거니와… Anathema의 변화는 솔직히 Katatonia나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는 좀 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꼭 그런 성공상을 반영한 건 아니지만 확실히 Anathema는 여타 비슷했던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도 만족스러운 판매고를 받아들 수 있었고, 뒤이어서 등장한 Antimatter도 둠-데스 밴드라면 기대도 하지 못할 수준의 성공을 기록했다. 물론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무슨 아레나 밴드를 생각하면 안 된다. 둠-데스 밴드들에 비해서 말이다.
11월의 노벨레라고 하면 매우 감상적일 법한 인상을 준다만 Haus Arafna의 그 커플이 만든 앨범이라면 그럴 리가 없을 테니 참 오해의 여지가 많은 밴드명인 셈이다. Haus Arafna는 기본적으로 80년대 초중반, 극히 건조하던 시절의 인더스트리얼-노이즈에 가까운 음악을 들려주던 듀오였는데, 부부가 쌍으로 이런 음악을 하고 있으니 이런 음악을 노벨레로 써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만 작명 센스는 별로인 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