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rtz-deleted.jpg제목이야 “Deleted”지만 사실 데뷔작인 “Quartz”와 똑같은 내용이 실린 이 앨범은 Quartz가 “Stand Up and Fight”를 내고 그나마 빛 좀 보던 시절인 1980년에 뜬금없이 발매되었다. 1980년에는 위 앨범만이 아니라 “Live Quartz”가 나왔고, EP지만 “Satan’s Serenade”도 나왔으니 시장에서 보매 Quartz의 상품성이 돋보여 보였을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이 “Deleted”는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무임승차한 부틀렉… 같은 앨범인 셈이다. 부틀렉 ‘같은’ 앨범이라 하는 이유는 암만 상상력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성의없는 모양새로 나온 앨범일지언정 정식으로 판권 사서 나온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Jet Records는 ELO 등으로 돈도 좀 만지면서 Polydor나 CBS와 같이 놀던 나름 잘 나가던 레이블이었다. 지금도 ELO를 굳이 릴 테입 버전으로 구한다면 쉬이 접할 수 있는 레이블이지만… 말하고 보니 뭐 그럴 것까지 있을까 싶다. 각설하고.

음악이야 “Quartz”를 커버만 바꿔 다시 낸 앨범이니 뻔하다. Tony Iommi가 프로듀스한 앨범인지라 보통의 NWOBHM 밴드들보다는 좀 더 Black Sabbath 냄새가 나는 편인데, 사실 굳이 짚는다면 Thin Lizzy나 그 외 브리티쉬 하드록 밴드들도 찾아볼 수 있는만큼 70년대 브리티쉬 헤비메탈의 거물들을 잘 버무린 스타일이라고 하는 게 더 나을지도. Rolling Stones와는 전혀 상관없는 ‘Street Fighting Lady’ 같은 곡이 가장 호방한 스타일인지라 그래도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보면 7-80년대 브리티쉬 헤비메탈의 성공 여부는 걸출한 보컬리스트를 뒀는지에 갈린다는 뜬금없는 생각도 든다. 만약 Mike Taylor가 아니라 좀 유명한 다른 양반이 보컬이었다면(물론 Taylor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 밴드는 훨씬 더 잘 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럼 이 앨범도 이런 멋대가리 없는 커버가 아니라 좀 멀쩡한 모양새로 나왔을지도. 뭐… 그렇다는 거다.

[Jet,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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