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한 사연들이 많이 얽혀 있는 앨범이다. 이 오스트리아 헤비메탈 밴드는 1989년에 셀프타이틀 데뷔작을 Metal Enterprises에서 발표했다. 물론 기타를 치던 Ingo Nowotny가 레이블 사장이었으므로 그냥 자주제작이나 마찬가진데, 못들어 줄 것까진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딱히 들어오는 것도 없었던 앨범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의 멤버들의 행보는 전혀 모르나 오스트리아에서 1989년에 고질라란 이름으로 메탈을 연주하는 게 별로 할만한 일은 아니다 싶었는지 이 2집은 Ingo 제외 모든 멤버들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Ingo가 껴 있는지조차 의문스러우나(앨범에 아무런 정보가 없다) 레이블 사장이니만큼 자기까지 손 떼지는 않았겠지 싶다. 말하자면 이름만 고질라지 데뷔작의 그 밴드와는 아무 상관없는 짝퉁 스튜디오 밴드가 낸 2집인 셈이다. 하긴 Metal Enterprises 정도가 아니면 이런 황당한 일을 할 수 있는 레이블도 별로 없을거다.
그렇게 나온 앨범은 그래도 멀쩡한 초반부를 지나가면 잊지 못할 황당한 경험을 선사한다. 왜 이리 컨트리스러운가 싶은 ‘Ass of the Prophet’을 지나면 레게를 헤비메탈에 섞으려다 망한 듯한 ‘I followed the Zombie’를 만나게 된다. 이걸 넘어가면 갑자기 이스라엘 포크 커버곡이라고 하나 실은 파워메탈 풍 리프에 정신나간 듯한 여성보컬을 얹은 ‘Cinderella Rockefella’가 등장한다(사실 이 곡을 아직까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외 곡들이라고 사실 멀쩡하진 않기 때문에 과연 레이블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를 다시금 곱씹어보게 된다. 웃기다 보니 구하는 사람들이 있음인지 민트 컨디션은 그래도 50’파운드’를 호가하는 음반이기는 한데 그리 추천할 만한 구매는 아니다. 때로는 경험자의 조언은 중요하다. 내가 저 돈 주고 샀기 때문에 꼭 하는 얘기는 아니다.
[Metal Enterprises,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