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hdebut.jpg저 밴드명을 보고 두려움 없는 무슬림 지하디스트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고 바야흐로 시절은 1986년, 뭐 미국의 패권주의에 불만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드코어 밴드. 하긴 당장 이 양반들의 3집 이름이 “Foolish Americans”이니 그런 오해를 하는 자체가 밴드에 대한 몰이해일지도. 그렇지만 활동 당시 인터뷰 안 하기로 유명한 밴드였던만큼 밴드가 떨쳤던 유명세에 비한다면 알려진 건 생각보다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도발적이었던 모양새와는 별개로 밴드는 활발한 활동(음악이든 정치든)에는 그리 관심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말하자면 결국은 이들의 정치성이라는 것도 계급의식보다는 나는 펑크 밴드라는 자의식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정도의 것에 가깝지 않았으려나,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족이 길긴 했는데, 확실한 건 정치성을 떠나서 이 즈음 나온 많은 EP들 가운데 이 데뷔 7인치만큼 인상적인 앨범은 정말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즈음의 장르의 선두주자들에 비할 만하다는 건 또 아니고, 이 앨범을 구한 사람은 8분짜리 EP에 제 값을 다 치뤘다는 얘기니 기억에 없기도 쉽지 않겠지만, 이만큼 심플한 패턴으로 확실한 유머를 담아낸 예도 따지고 보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Henry Rollins풍 보컬에 기타 솔로잉도 있다 보니 스래쉬메탈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이 앨범 정도면 스래쉬라기보다는 그냥 미드템포 하드코어 펑크 정도로 얘기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물론 메탈 팬들이 더 좋아할 만한 펑크기는 하다. 충분히 재미있기도 하고.

[Boner,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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