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witharthurbrown.jpg평범한 메탈헤드와 메탈바보의 경계선상에 있는 이들이 부딪히는 딱히 중요치 않은 논쟁거리들 중 하나는 과연 콥스페인팅을 처음으로 시도한 뮤지션은 누구이냐는 것이었다. 이런 논쟁들의 거의 대부분은 누구의 라이브러리가 가장 깊고도 넓느냐를 견주는 (역시 딱히 중요치 않은)경쟁으로 환원되기 마련이고, 콥스페인트에 대한 논쟁도 예외는 아니었다. 얼굴에 회칠이라면 80년대부터 Mayhem이나 Celtic Frost가 했다고 하는 이가 있으면, 곧 무서워 보이질 않아서 그렇지 칠이라면 뒤지지 않는다는 Kiss나 King Diamond를 들먹이는 이가 등장하고, 무섭다기보다는 지저분해 보이는 데 가까워서 그렇지 어쨌든 ‘시체화장’임은 분명해 보였던 Misfits나 Alice Cooper의 얘기가 뒤를 잇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여기에 조금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등장하는 것이 Arthur Brown이고, 조금 과하게 올라가면 Screamin’ Jay Hawkins까지 등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메탈 뮤지션은 아니었지만 Arthur Brown은 메탈 팬들에게 친숙한 구석이 있는 뮤지션이었다. 일단 본인 목소리부터가 웬만한 메탈 보컬리스트들을 주눅들게 할 만큼 시원시원한데다, 지금 봐도 확실히 맛이 가 보이는 가사나 퍼포먼스가 눈길을 끈다.

그런 만큼 “Dance”는 흔해빠진 스타일이야 아니었지만 이 아저씨 왜 이렇게 됐냐는 우려를 불러올 만한 앨범이었다. Keith Tippet이나 Roger Bain 같은 양반들도 등장한 앨범이었으니 대략 청자들이 예상하는 견적이 있었는데, Brown의 커리어에서 다시 없을 정도로 소울/블루스 느낌이 진하게 묻어나는 앨범에 황당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Mann & Weil에게 곡을 맡긴 ‘We’ve Got to Get Out of This Place’이 황당함의 정점일 텐데, 이걸 앨범의 오프너로 써먹었으니 Kingdom Come을 듣던 양반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짐작에 맡긴다. 갓 오브 헬파이어가 장화에 청청패션으로 소울/블루스를 부른 덕분인지 앨범의 판매고는 과히 좋지 않았고, Arthur Brown의 위키피디아 페이지는 무려 Brown의 첫 솔로 앨범이었던 이 앨범은 아예 페이지조차 개설하지 않고 있다. 난 매번 화장하고 불이나 뿜어야 한단 말이냐 하는 Brown의 한탄이 들리는 듯하지만 보통 당혹감에 취한 청자들은 그런 목소리에는 관심이 없기 마련이고, Brown이 나름 가다듬고 보여주었던 소울/블루스 싱어로서의 면모는 그렇게 묻혔다. 이후로도 Arthur Brown은 현재까지 계속 활동을 이어 나가지만, 이 시절의 팝적이면서도 소울풀한 스타일은 다시는 전면에 나서지 못한다. 세평은 아니지만, 맥주 마실 때 이 앨범을 곧잘 듣는 나로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은데, 나 말고도 그런 사람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

[Gull,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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