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fox1990.jpg이 인적 없는 블로그에서도 그래도 조회수를 기준으로 인기 게시물을 뽑는다면 최상위권에는 Metal Enterprises의 주옥 같은 발매작들이 포진한다(이 대목에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찾아오는 분들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뭐 하긴 음원을 올리는 블로그도 아닌데 굳이 찾아 들어보지 않는다면야 소개하는 앨범이 아무리 구린들 그 구림을 경험할 수 없으니 가능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구림의 방식이 아예 범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구석이 있는 레이블이므로 별 거 없는 소개글이나마 재미있게 다가왔을 수도 있었겠군 싶기도 하다. 뭐 그 앨범들을 돈주고 산 입장에서는 전혀 재미있는 앨범들이 아니었지만, 누구나 저마다의 입장은 있기 마련이긴 하다. 각설하고.

Metal Enterprises는 1986년, 미국 밴드 Killer ‘Foxx’의 유일작 “The Night”를 갑자기 Killer ‘Fox’라는 밴드의 “Going Under”라는 앨범으로 바꿔서 재발매한 뒤, 1990년에는 정체도 알 수 없는 이런저런 이들을 끌어들여 Killer Fox라는 이름으로 (물론 Killer Foxx와는 아무 상관없이)새로운 앨범을 녹음했다. 그게 바로 이 “Orgasm of Death”인데, 이렇게 나온 앨범이 당연히 멀쩡할 리 없겠지만 이상한 것도 정도가 있지 앨범에 멀쩡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면 그것도 엄청난 개성이 된다. 보코더를 이용한 괴상한 나레이션을 듣다 보면 저가형 Voivod를 의도했나 싶기도 하지만 이 곡이고 저 곡이고 할 거 없이 죄다 실소가 터져나오니 기가 막힌다. 의외로 멀쩡한 코러스를 갖고 있는(하지만 코러스 말고는 역시 모든 게 이상한) ‘Running Blade’를 추천…할 수는 없겠구나 차마.

[Metal Enterprises,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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