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 끝났지만)바쁜 한 해기도 했고 사실 (그리 신나지는 않은)로큰롤 밴드가 되어버린 뒤에는 어쨌든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감이 없잖았던 Der Blutharsch인데 그래도 해가 거의 다 가도록 신작이 금년에 나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사실 의외다. 이런 류의 얘기에서 복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굳이 이유를 찾아본다면 이제는 네오포크에서 많이 엇나가버린 밴드의 스타일도 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뭐 몇 없는 네오포크 매체들이라지만 언제부턴가 Der Blutharsch의 이름이 주로 등장하는 건 보통은 사이키델릭 록 웹진들이었다. 사이키 밴드 프론트맨 Albin Julius는 아직까지도 별로 적응되는 모습은 아니다.
그래도 앨범은 꽤 흥미롭다. “Sucht & Ordnung”이 크라우트록 식 사이키델리아였다면 그보다는 좀 더 연극적이고, 신서사이저의 역할은 여전하지만 근작들보다는 좀 더 보컬에 무게가 실린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 사실 크라우트록보다는 Spacemen 3 생각이 나지만… 뭐 밴드가 FX먹인 기타를 쓰는 게 처음도 아니다 보니 그렇게 얘기하는 건 좀 과하다 싶기도 하다. 앨범에서 가장 빛나는 곡이 역시 Bain Wolfkind의 기타가 돋보이는 ‘Make me See the Light’라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Just Because I Can’의 Velvet Underground스러움은 내가 지금 듣는 게 Der Blutharsch 맞나 하는 생각도 들도록 한다. 하긴 그런 어리둥절함도 이젠 꽤 오래된 얘기기는 하구나.
[WKN,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