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tion Cleansweep의 “Powerhungry”는 데스 인더스트리얼의 고전으로 알려진 앨범이지만 들어보기는 생각보다 여의치 않았다. 이유야 간단한 것이 이런 류의 음악을 100달러 주고 구해 들으려는 데는 결의가 필요한 편이다. 뭐 이들의 앨범 중에 저렴한 건 딱히 없었지만 그래도 비싸 봐야 5만원 선에서 해결 가능했던 다른 앨범들에 비해 손이 선뜻 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아직 재고를 구할 만한 시점에서는 인더스트리얼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취향의 문제도 있다. Tesco는 재발매에 그리 후한 레이블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 독일 듀오는 데뷔작을 재발매하기보다는 새로 녹음하고 몇 곡을 더 붙여서 조금은 당혹스러운 이름으로 다시 내놓았는데, 이 흰색 배경의 커버가 음악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들진 않는다. 잘 알려져 있듯 묵직한 베이스가 돋보이는 파워 일렉트로닉스인데, 보통 비슷한 부류로 분류되는 Genocide Organ이나 Anenzephalia보다는 이들이 덜 노이지하고 인더스트리얼의 원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좀 덜 ‘지하철 소음’스럽고 음악같이 들리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는 파워 일렉트로닉스를 입문하려는 이에게 적절한 앨범이라고 생각하는데… 하긴 이런 류의 음악을 찾아 들으려는 사람에게 굳이 입문작을 추천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장르의 클래식인 ‘White Patriots’가 앨범의 백미…이지 않을까.
[Tesco, 2020]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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