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스칸디나비아 멜로딕 하드록 밴드들이 이름을 알렸지만 그래도 첫손가락에 꼽힐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밴드라면 사람마다 생각차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TNT가 첫손에 꼽힐 가능성이 꽤 높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멤버를 고른다면 역시 생각차가 있겠지만 이건 그래도 Ronni Le Tekrø라고 하는 게 맞을 법하다. 좀 더 이름이 친숙할 Tony Harnell이나 Tony Mills 등도 있겠지만 그래도 원년부터 지금까지 남아 있는 멤버를 핵심이라고 해주는 게 아무래도 합당할 것이다. 물론 Diesel Dahl도 있지만 솔직히 TNT를 드럼 듣는 맛에 듣는 사람은 별로 없을테니 넘어간다.
Vagabond는 1993년 TNT가 잠시 휴지기를 갖는 틈을 타 Ronni와 Monty Black이 만든 밴드이니 결국 TNT의 패밀리 밴드 격인데, 아무래도 Tony Harnell이 마냥 TNT에 충성했던 멤버는 아니었으므로 새로운 보컬이 필요했었나 보다. 그렇게 구한 새 보컬이 성공적이었는지 생각하면 사실 좀 애매하다. 연주 스타일이야 사실 “Realized Fantasies”의 TNT와 크게 차이날 건 없었지만 David Coverdale을 의식한 듯 은근 블루지했던 보컬은 잘 부르긴 정말 잘 불렀지만 음악에 어울리는 스타일인지는 약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데가 있다(이를테면 ‘I Believe in Wonders’). 그만큼 안 어울린다기보다는 Tony Harnell과 많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렇게 이 앨범에서 노래하기에는 좀 아쉬움이 남았던 그 보컬은 이후 밴드를 떠나 잠깐 전직 블랙메탈 밴드에도 (이유야 모르지만)있었다가 지금까지 최고의 헤비메탈 보컬리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John Lande 얘기다.
[Parlophone,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