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abond 얘기가 나온 김에 한 장 추가하는 스웨덴 밴드 얘기. Vagabond도 스펠링부터 뭔가 짝퉁같은 느낌을 풍기는 판에 Wagabond에 이르면 일단 이 이름이 영어이긴 한가 생각이 들 정도이니 듣기 전부터 선입견은 확실하다. 이 7인치 한 장 말고는 아무런 활동이 알려져 있지 않은 밴드인만큼, 바야흐로 프로그레시브와 하드록이 손잡고 함께 망해가던 그 시절 애매하게 펑크 물을 먹어보려다가 소리없이 사라진 무수한 밴드들 중 하나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이 7인치의 수록곡(이래봐야 2곡뿐이긴 한데)만 생각하면 그렇게 펑크 물을 먹어보려다 체한 밴드처럼 취급하기엔 좀 아쉬움이 남는다. 음악도 펑크 물을 많이 먹었다기는 좀 그렇고 살짝 펑크풍이 묻은 심플한 리프로 승부하는 하드록 정도로 해두는 게 더 맞을 듯한데, 정작 스웨덴에서는 좀 프로그레시브 물을 먹은 펑크 밴드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은 모양이더라. 뭐 생각하면 전자나 후자나 마냥 틀린 얘기는 아닐지니 문제될 건 없겠거니 싶다. 짤막한 가운데 나름 서사적인 면이 있는 타이틀곡이 그래도 좀 더 돋보이는 편.
[Grisbäck , 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