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stremist흔히 Massemord를 얘기하면 떠올리게 되는 폴란드 블랙메탈 밴드와는 전혀 상관없는 노르웨이 밴드. 하지만 밴드 로고나 멤버들 생김새도 비슷한데다(일단 콥스페인트 덕분에), 따지고 보면 1993년에 이미 첫 데모를 냈던 이 밴드가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만큼 첫 문장처럼 소개받는 건 이들로서는 좀 굴욕스러울지도. 뭐 그리고 이들의 데뷔작 “Skogen Kaller”는 솔직히 저 폴란드 Massemord의 어떤 앨범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블랙메탈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라면 이 앨범이 Blackmetal.com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돈없는 그 사나이는 앨범 가격을 장당 18달러부터 시작하는 그 레이블을 거들떠보지도 않곤 했으므로 “Skogen Kaller”를 알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정확한 연유야 알 길 없으나 밴드는 이후 초반 두어 장의 앨범 이후로는 갑자기 자주제작으로 50장 100장 수준의 앨범만을 내놓으며 활동하다가… 진짜 간만에 뭔가 레이블을 잡아서 금년에 EP를 냈는데, 초창기의 음악이 Xasthur 같은 스타일이었다면 이 EP는 좋은 시절의 Carpathian Forest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을 담고 있다. 다만 아무래도 스피드와는 인연이 없었던 Carpathian Forest와는 달리 미드템포라기엔 꽤 스피디한 섹션을 많이 담고 있고, “Skogen Kaller”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신서사이저도 없는 만큼 좀 더 ‘정통적인’ 노르웨이 스타일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사실 나로서는 싫어할 겨를이 없다. ‘Enslaved by Darkness’를 근래 자주 듣는다.

그런데 신기한 건 내가 가진 버전은 작년의 “Luciferi Imperium”과의 합본인데, 이 EP만 따로 파는 걸 본 적이 없다. 과연 있긴 있는 걸까?

[This Winter Will Last Forev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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