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geldofcoverSupernal Music을 최고의 블랙메탈 레이블 중 하나라고 한다면 그건 아무래도 거짓말이겠지만 이 레이블이 오랜 역사에 걸맞게 꽤 묵직한 앨범들을 많이 내놓았다는 것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실 카탈로그를 보자면 애초에는 Benighted Leams의 앨범을 낼 만한 곳이 없다보니 그냥 레이블 만들어서 앨범 낸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Deinonychus의 “Ark of Thought” 정도를 제외하면 이름값 있는 밴드들의 실망스러운 근작을 내놓곤 하는 레이블의 이미지였는데, 아무래도 Hate Forest나 Drudkh의 앨범을 내면서 이제 어디 가서 우리도 명반 좀 내놓았습네 할 수 있게 되잖았을까 싶다. 물론 말로는 일관되게 부인하지만 NSBM 레이블의 혐의도 이때부터 따라온다. 아무래도 그 결정타는 2007년의 이 컴필레이션이다.

이데올로기와 무관해 보이는 몇몇 밴드들, 다수의 NSBM 밴드들과 약간의 NSBM 혐의를 받는 밴드들을 모아 놓은 이 앨범은 사실 음악만으로는 특별할 것까지는 없다. 사실 Contra Ignem Fatuum이나 Ulfhethnar 같은 밴드들의 앨범을 따로따로 모아 들어보기는 쉽지 않으므로 앨범 한 장으로 한꺼번에 맛보기 좋을 정도로만 구비해 둔다면 이것만한 앨범도 별로 없다. 밴드들의 소속 레이블들도 제각각이고, 대부분의 곡이 이 컴필레이션으로만 들어볼 수 있는 곡이라는 것도 메리트인데(레이블 주인장의 마당발이 빛나는 지점이다), 특히 Forefather의 ‘Loyalty Bound’는 만듦새만 봐서는 다른 수록곡들과의 비교도 좀 미안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바이킹메탈이다. 그렇지만 나머지는 – 그래도 평범한 정도는 되는 Ashes, Astofaes나 Fanisk 정도를 제외하면 – 굳이 RAC를 찾아듣지 않는 사람이라면 찾아듣지 않아도 될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애초에 이 컴필레이션 자체가 음악보다는 블랙메탈 레이블이 현실의 정치/사건에 대하여 앨범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제시한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가장 불만인 점은… 수록곡들을 음악에 대한 고려 없이 그냥 밴드명 알파벳순으로 넣어 두었다는 것이다. 앨범의 구성에는 관심이 없었었나 보다. 하긴 좀 신경을 썼다면 Dark Ages의 던전 신쓰가 Darkthule 앞에 나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Supernal Music, 2007]

Various “Anti-Geldof Compilation””의 2개의 생각

  1. 여기로 옮기셨군요. 저는 이전 티스토리에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었습니다.ㅎㅎ 잘 계신가요. 이전에도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무려 4~5년전이군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하였으며, 어찌어찌 과정을 거쳐 현재 서초동에 있습니다. 아직 수습신분이라 노예처럼 서면기계가되어 지냅니다.

    글 올리신 걸 보니 여전하셔서 다행입니다. 너무 글이 없으시길래 무슨 문제라도 생기신 것인가 했거든요..
    서초동에 계시다면 언제 한 번 인사나 드렸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네요. 모쪼록 올리시는 글들 자주 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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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블로그에 드디어 씨디 빌려달라는 얘기 말고 처음으로 달린 댓글다운 댓글이군요. 그게 incantation님이여서 더욱 반갑습니다. 정말 간만에 인사드리네요 ㅎㅎ
      계정을 옮겨서 그렇지 저도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서초동에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유로 자주 가는 곳이니 인사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든 시기이시겠습니다만 모쪼록 건강도 챙기시고 보람된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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