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은 이미 돼버렸지만 10월 31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앨범이 나온지 10월 31일로 딱 20년이 됐더라. 뭐 1984년부터 이어진 오랜 역사의 밴드이긴 하지만 솔직히 Macabre를 데스메탈 역사에 남을 만한 밴드라고 하기엔 어렵겠고 앞으로도 불멸의 클래식 같은 것과는 거리가 매우 멀 밴드라고 생각하지만,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한 미국 데스메탈의 역사에서 뜬금없이 일리노이에서 튀어나온 개성 만점의 약방의 슈퍼감초… 정도의 밴드로는 충분하고, 그런 정도로는 앞으로도 계속 얘기될 만한 밴드라고 생각한다. 일리노이 출신 최고의 데스메탈 밴드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찾아보니 Paul Speckmann이 일리노이 출신이므로 그냥 슈퍼감초 정도로 정리하고 넘어가자.

뭐 어느 앨범을 골라도 연쇄살인마 컨셉트로 밀고 나가는 음악이지만 그래도 밴드의 최고작을 고르자면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인데, 앨범명이 말해주듯 Jeffrey Dahmer의 유년기부터 마지막까지 유쾌함을 짙게 섞어서 풀어나가고 있는지라(특히나 ‘In the Army Now’나 ‘McDahmers’) 데스메탈에 대한 일반의 이미지와는 꽤 다른 음악이다. 그러나 Dennis the Menace의 드럼에 실린 Corporate Death의 스래쉬 리프가 탁월한 데스메탈로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이 앨범이, 말하자면 프로토-데스에서 데스메탈의 발전된 형태까지 모두 매끄럽게 담아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80년대 초반 데스메탈의 초창기에나 할 법한 스타일을 지금껏 유지하면서 이런저런 신조류들을 조금씩 받아들인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담금질했을 정교한 연주력은 덤이다.

[Decomposed, 2000]

Macabre “Dahmer””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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