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이야 Panopticon의 재발매반도 찍고 약간 이미지 세탁을 좀 했지만 Pagan Flames 레이블에 대한 인상은 원래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B급도 아니고 C급 이상으로는 평가해주기 어려울 수많은 블랙메탈 레이블들이 간혹 그렇듯이 유명 밴드들의 과연 들으라고 녹음해놓은 건지 의심스러운 라이브 부틀렉들을 내놓으면서 카탈로그 중간중간 마치 동급인 것처럼 자신들이 발굴한 눈에 띄면서도 지나서 생각해 보면 얼척없는 이름을 붙인 별로 향상심 없어 보이는 밴드들의 EP 또는 7인치, 때로는 풀렝쓰라지만 절대 러닝타임은 길지 않은 앨범들(대개 이런 앨범들은 로우파이의 극에 도전하는 듯한 스타일을 보여주곤 한다)을 끼워넣곤 한다.
Satan’s Almighty Penis의 이 데뷔작은 애매한 레이블과 얼척없는 밴드명 등 그런 요소들을 대부분 충실하게 갖추고 있지만 정작 러닝타임도 꽤 길고 음악이 훌륭해서 기억에 남는 드문 사례다. 데모 수준을 갓 넘어선 듯한 음질로 연주하는 트레몰로 위주의 거친 블랙메탈이지만, 리프도 꽤 독특하게 짜내면서 달려대는 분위기 사이사이 은근한 멜랑콜리(와 Anal Cunt식의 유머)도 묻어난다. 그 독특한 리프 탓에 실험적이라는 소리도 간혹 듣는 모양이지만 사실 곡의 구성 등은 백화점식 나열 같은 모습(이를테면 ‘Befouling The Heart Of Deities’)을 뺀다면 그리 특이하지는 않은 편이다. 정통적이면서도 좀 재미있는 블랙메탈을 찾는다면 시도의 가치가 있다. 나온 지 시간은 꽤 지났지만 지금도 꽤 저렴하고 앞으로도 아마 저렴할 앨범이니 가성비도 훌륭한 편.
[Pagan Flames, 2004]
사탄의 대왕거시기랑 체인이 같은 블로그에 올라와도 되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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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에 닉네임이 응가차오른다 싸자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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