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olas Cage의 그 아들이 하던 심포닉 블랙메탈 밴드의 유일작. 일단 부친이 워낙 유명인이므로 정말 웬만큼 성공해서는 ‘그 Nicolas Cage의 아들이 하는 메탈 밴드’ 소리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형편이었고, 언제부턴가 과연 시나리오를 보기는 하고 출연작을 고르는 걸까 의심스러운 선택을 보여주는 부친의 필모그래피였지만 블랙메탈을 연주해서야 어쨌든 헐리웃 스타를 넘어서기는 만무했다. 뭐 Nicolas Cage 본인도 블랙메탈 팬이라고 알려져 있는만큼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지도 모르겠다. 2009년에 심포닉블랙이라니(Abigail Williams 스타일도 아니고) 트렌드에 관심이 없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음악은 사실 꽤 들을만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Old Man’s Child가 리프에서 스래쉬함을 덜어내고 코어를 좀 많이 들었는지 틈만 나면 중간중간 브레이크다운을 집어넣으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스타일인데, 일단 Weston Cage(물론 이 밴드에서는 Arcane이란 가명을 사용한다)가 꽤 괜찮은 보컬리스트이기 때문에 귀에 시원시원하게 들어오는 면이 있다. ‘Declaration of War’ 같은 곡의 심포닉은 “Puritanical Euphoric Misanthropia” 이후의 Dimmu Borgir를 연상케 하는 면이 있는데, 물론 그보다는 훨씬 가난한 사운드이지만 없는 돈을 탈탈 털어 이만큼 풍요로운 건반을 가져가는 심포닉 밴드가 요새는 그리 흔치 않다. 잘 부르다가도 자꾸 Dani Filth를 따라하는 고음이 좀 거슬리는 걸 제외하면 즐겁게 들은 앨범.

[Morbid Ros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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