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xploitation물의 나름 잘 알려진 변태 감독 Jesus Franco의 페르소나였던 Soledad Miranda에게 바치는 두 노이즈-파워 일렉트로닉스 프로젝트의 스플릿. 특이한 건 저 앨범명은 앨범 어디를 봐도 쓰여 있지 않고 레이블 웹사이트에만 나와 있었다는 점인데, 뭐 커버가 저 정도 되고 보면(“Eugenie de Sade”의 한 장면) 이 정도 앨범명이야 그냥 생략해도 무리는 없겠거니 싶다. 각설하고.

Culver는 레이블의 말로는 영국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실험적인’ 뮤지션인 Lee Stokoe의 프로젝트인데, 이 앨범만 들어서는 그리 나쁘지는 않으나 과소평가 운운할 정도로 잘 하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31분짜리 노이즈-드론 트랙인 ‘Traces of the Woman by the Lake’만을 싣고 있는데, Sutcliff Jugend를 좀 더 늘어뜨리고 덜 세련되게 만든 스타일에 노이즈를 더 끼얹으면 비슷하려나 싶다. 그래도 명징한(음질이 좋다는 의미는 아님) 베이스라인을 발판으로 인상적인 드론 사운드를 선보이는만큼 듣기 녹녹치는 않지만 괴이한 분위기만큼은 분명하다.

글래스고 출신 프로젝트라는 Seppuku는, 역시 레이블의 말로는 파괴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이들인데, 사실 레이블 사장인 Alastair Mabon의 프로젝트이므로 광고문구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밴드가 수록한 2곡이 스타일이 판이하다는 점인데, ‘Inga’가 과격한 부류의 슬럿지 둠에 인더스트리얼을 얹어냈다면 ‘Emanuelle’은 좀 더 노이즈/인더스트리얼에 치우친 편이다. 그래도 ‘Inga’ 하나만으로도 Culver보다는 Seppuku가 좀 더 귀에 쉽게 다가오니 레이블 사장은 Culver 같은 이들을 계약할 것이 아니라 자기 음악이나 열심히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뭐 사실 도긴개긴이긴 하지만.

[At War with False Nois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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