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던전 신스 프로젝트의 데모. 이름을 보자니 과연 저 ‘Endoki Forest’는 무슨 뜻일까라는 의문이 앞서는데, 짧은 영어로는 저 의미를 알 길이 별로 없다. 파파고에서는 Endoki를 무려 내복이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모르긴 몰라도 저 단어가 정말 내복이라는 뜻일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이름의 프로젝트일지언정 Darker than Black에서 나왔던 “Black Sorcerers Fortress”가 꽤 괜찮은 앨범이라는 촌평을 어디선가 들었던 덕에 이 데모를 구했을 것이다. 저 앨범이 대충 만원 이하의 헐값으로 여기저기서 보이는 반면 이 데모는 그래도 거의 5만원 쯤 된다는 것도 근거없는 기대를 부추긴다. 저게 내복이건 아니건 30분도 안 되는 데모테입 하나를 5만원 넘게 주고 사는 게 말이 되나 싶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고.

한 곡 밖에 없는 다크웨이브/던전 신스 데모지만 특이하게도 그 시절 많은 밴드들이 따라하던 노르웨이풍의 기운은 별로 느껴지지 않고, 굳이 비교하자면 Beherit이 하던 앰비언트(하긴 1995년은 “H418ov21.C”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시점이었다)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다. 마냥 연주만 하긴 심심했는지 간혹 보컬도 등장하는데, 중간에 정말 ‘노래’를 하는 부분도 있어 이 장르의 데모로서는 좀 이색적이기도 하다. 1995년에 뉴욕에서 나온 던전 신스라고는 사실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북유럽의 ‘오리지널’ 스타일에 다가가 있는 앨범인데, 밴드가 장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지만 이 장르가 사실 그만큼 뚜렷한 근본 없이 생겨났다는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흥미롭게 들었다.

[Black Sorcerers, 1995]

Endoki Forest “An Evil of Nordic Forest””의 2개의 생각

0000 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