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eds of Flesh는 데스메탈을 좋아한다면 굳이 소개가 필요없는 밴드이겠지만, 동시대의 다른 최고의 밴드들에 비교한다면 뭔가 시야에서는 한 발자국 물러나 있는 느낌이 없지 않다. 아무래도 “Mark of the Legion”부터는 이전만큼은 평가가 못한 감이 있는 것도 영향이 있지 싶다. 그렇지만 밴드는 여전히 테크니컬하면서도 비교적 ‘절제된’ 스타일의 브루털데스를 연주하고 있고, 본인들이 정립했던 스타일에서 한 번도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Crown of Souls”를 예외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흥미로운 것은 밴드의 이런 ‘정립된’ 스타일은 이미 (“Gradually Melted” EP를 제외하면)첫 정규반인 “Trading Pieces”에서 이미 완성에 가까웠고, 이들의 ‘테크니컬함’은 어디까지나 브루털데스의 범위에서 표현되었지 장르의 외연을 넘어서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덕분에 엄청나게 복잡한 변화를 보여주지만 이들의 음악은 ‘기본’에 매우 충실했고, 끝까지 타이트한 구성과 에너지를 놓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Deeds of Flesh’는 가장 정통적인 방식으로 브루털데스의 궁극에 근접했던 곡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장르를 정의했던 앨범들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Repulse,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