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좀 더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을 보냈으면 했는지 2022년 첫 앨범이 Lisa Gerrard인데, 조용하고 차분한 시간을 위하여 꺼내는 앨범이 이런 류라면 그건 그거대로 조금 문제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분명 좋아하는 앨범인데 피곤할 때 들으면 숙면용으로도 그만인 앨범인지라 새해 소망 같은 건 전혀 모르겠고 어쨌든 1월 1일은 푹 자고 싶은 걸까 싶기도 하다. 이 횡설수설함에서도 느껴지지만 내가 생각해도 1월 1일 벽두부터 들을 만한 앨범일까 하는 생각은 든다. 각설하고.

사실 Lisa Gerrard가 Dead Can Dance를 나온 이후 정말 Dead Can Dance의 스타일을 유지한 앨범은 많지는 않은데(일단 영화음악을 하도 많이 만들다보니), 이 앨범도 사실 Dead Can Dance와는 엄연히 다르지만 그래도 원래의 스타일이 많이 남아 있었던 건 이 앨범까지였을 것이고, 이후로는 영화음악을 제외한 음악들도 확실히 예전보다는 좀 더 실험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 Pieter Bourke도 Eden의 멤버였으니 그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할 결과처럼 보이는데, 일단 Sean Bowley의 Martin Gore스러운 목소리가 음악과는 좀 따로 놀았던 Eden이었던만큼 좀 독특한 고딕 이씨리얼을 들으려는 이에게는 이쪽이 좀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이만큼 클래식 물을 의도적으로 피해가다 못해 원시적인 모습까지 비추는 스타일은 이 장르에서 분명 보기 드물다. ‘The Unfolding’이나 ‘Sacrifice’, ‘The Human Game’가 개인적인 앨범의 백미.

[4AD, 1998]

Lisa Gerrard & Pieter Bourke “Duality””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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