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n Townsend Project의 “Deconstruction”에 이어 코로나 양성판정 기념 감상 #2. 물론 이 전염병과 발톱의 때만큼도 상관없는 앨범이지만 이유는 앨범 제목에 ‘코로나’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리고 역시 사람이 갖다 붙이려면 뭔들 이유가 안 되겠나. 각설하고.

Von Thronstahl도 네오포크 또는 martial-industrial의 오래 된 이름 중 하나이고 결과물도 꽤 묵직하지만 상대적으로 장르의 다른 이름들에 비해서는 쉬이 넘어가지는 경향이 없진 않은 듯하다. 아무래도 본진 외에 이런 저런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많이 하는 게 이 장르에서 보통이라면(일단 인재 풀이 넓지가 않다보니) 다른 뮤지션들과 협업 없이 거의 Von Thronstahl로만 활동하기도 했고, 어쨌든 2000년부터 활동한 이 프로젝트에 프론티어 이름을 붙여주기도 좀 애매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이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나온 앨범들은 대개 다 괜찮았고, 장르의 통상보다는 좀 더 다양한 스타일들을 한번에 담아내는 경향을 보여준 덕에 듣기에도 좀 더 편한 편이었다. 점점 노이즈나 인더스트리얼로 나아가는 류의 밴드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클래시컬한 무드가 강한 것도 있었고.

“Corona Imperialis”도 마찬가지다. 원래 이렇게 기타를 묵직하게 넣었었나 싶은 ‘Majestat Brauchen Sonne’나 ‘And After the War’가 기존의 네오클래시컬 무드를 보여준다면 좀 더 포크(라기보단 ‘민속’)적인 분위기에 천착하는 ‘Hyeresolyma est Perdita’, 어쿠스틱 네오포크의 전형에 다가가는 ‘An Bahnsteigen Stehen’ 등이 한 앨범에서 겉돌지 않고 잘 어울리고 있다. 다만 흡사 힙합에 가까운 분위기가 당혹스러울 지경인 ‘Tausend Jahre Spater’가 앨범의 맥락에 잘 들어맞는지는 모르겠다. 시도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프로젝트의 기존 앨범들을 넘어선다. 그래도 장르에 걸맞는 소재기는 하지만 테마 선택 자체가 어그로를 지독하게 끌기 좋았던 초기작들의 과시적인 분위기는 조금은 잦아들은 탓에 난삽하단 느낌은 들지 않는다.

‘드라마’의 구현이라는 점에서는 프로젝트의 앨범들 중에서도 위쪽일 것이다. 특히나 전후 집에 돌아가는 병사의 모습을 그려내는 앨범 후반부의 사실 신나지도, 패배감에 휩싸이지도 않았지만 묘하게 쓸쓸한 분위기는 은근히 기억에 남는다. 정말 코로나와는 눈곱만큼도 상관이 없구나.

[Trutzburg Thule, 2012]

Von Thronstahl “Corona Imperalis””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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