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블랙메탈의 가장 유명한 앨범 중 하나이자 가장 유명한 블랙메탈 컴필레이션 중 한 장이 아닐까? 참여한 밴드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90년대 중반 오스트리아 블랙메탈의 가장 굵직한 이름들을 망라하는 한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라면 오스트리아의 굵직한 이름들 중 가장 굵직한 두 이름, Abigor와 Summoning은 정작 빠져 있다는 점인데… 1995년이면 Abigor야 이미 충분히 멋진 앨범들을 내놓고 있었지만 Summoning은 아직 굵직하다고 하기는 좀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이 앨범에 참여한 밴드들 중 1995년 기준 Summoning보다 거물이었다고 할 만한 밴드는 생각해 보면 Pazuzu밖에 없으니 약간 홍철 없는 홍철팀 같은 느낌은 있다. 하긴 Napalm이 데리고 있는 밴드를 Dark Matter에서 데려올 요량은 없긴 했을게다.

그래도 앨범은 충분히 훌륭하다. 일단 2019년까지 Martin Schirenc의 Vuzem과 Raymond Wells의 Knechte des Schrenkens의 곡을 담고 있는 유일한 앨범이었고(난 Vuzem과 Hollenthon이 같은 밴드라는 생각이…. 아무래도 들질 않는다), 레벨 차이가 서로 없진 않지만 당시로서는 그래도 언더그라운드에 처박혀 있던 밴드들만을 골라내면서 이만큼 곡들이 고르게 들을만한 블랙메탈 컴필레이션은 정말 보기 드물다. 비교적 스래쉬풍이 강한 음악을 연주한 Trifixion과, 늘 그랬듯이 오스트리아판 전설의 고향을 연주하고 있는 Pazuzu를 빼면 클래시컬한 바탕을 보여주는 멜로딕 블랙메탈을 담고 있다. 그 시절 오스트리아 블랙메탈의 팬이라면 취향저격도 이 정도로 제대로 때려박는 사례가 없는 셈이다.

그래도 추천곡은 Vuzem의 2곡이다. 이후 밴드는 2019년에 이 2곡을 추가곡 하나 없이 그대로 정규 1집인 것처럼 재발매하는 뻘짓을 보여주지만 이 2곡은 오스트리아 블랙메탈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어느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Dark Matter,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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