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리스트로서 Vintersorg를 그 느끼함에도 불구하고 꽤 좋아하는 편이지만, Borknagar에서 노래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Borknager의 앨범들을 제외하면 Vintersorg가 참여한 앨범들 중 괜찮았던 게 있었나 하면 사실 좀 망설여진다. 이 분이 어디 가도 그 개성 넘치는 목소리 덕에 그 밴드의 음악을 Vintersorg화 시켜버린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안 그래도 “Cosmis Genesis” 부터는 확실히 프로그레시브해지던 Vintersorg의 음악이었는데, 그러면서 프로그에 맛을 들였는지 새로 참여한다는 밴드들도 결국은 ‘Vintersorg의 보컬을 얹은 프로그레시브 메탈’ 스타일이었으니, 이럴 거면 뭐하러 새로운 밴드를 하느냐 얘기가 나올 지경이다. 그러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일정 수준 퀄리티는 있지만 막상 결과물을 마주하면 좀 허탈해지는, 말하자면 익스트림메탈계의 임찬규… 같은 사례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Waterclime도 결국 비슷한 길을 걸은 프로젝트인데, Vintersorg가 Mr. V라는 성의없는 가명을 내세워 이번에는 범작의 명가 Lion Music…을 통해 프로그레시브 메탈도 아니고 무려 네오프로그를 연주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이미 Dan Swano가 Unicorn을 통해 보여준 적은 있지만 그래도 메탈 기운 빼고 해먼드에 멜로트론까지 내세운 멜로딕 네오프로그를 Vintersorg의 보컬로 듣는 건 조금은 당혹스럽다. ‘Midnight Flyer’ 같은 곡은 Uriah Heep까지 생각날 지경인데, 역시 Lion Music의 발매작 답게 군데군데 빛나는 부분(아무래도 Otyg식의 포크풍 짙은 멜로디가 등장하는)이 있지만 그래도 굳이 Vintersorg의 이름을 굳이 뒤로 할 정도의 특별함은 찾을 수 없다. 그렇게 애매한 상황에서 임찬규가 오늘도 연승 스토퍼를 하고 있으니 더욱 귀에 들어오질 않는구나.

[Lion Music, 2006]

Waterclime “The Astral Factor””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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