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스웨디시 리프의 블랙메탈이 쏟아져 나오던 시절을 살짝 비껴나가 뜬금없이 호주에서 나온 스웨디시 블랙메탈 밴드의 2집. 그러니까 출신이 좀 의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호주가 북유럽만큼은 아닐 뿐 메탈로도 나름 알아주는 곳인만큼 이해 안 될 일은 아니다. 스웨덴풍 강한 음악이긴 하지만 시절이 시절인지라 리프는 스웨디시 블랙메탈의 ‘전형’에 비해서는 좀 더 Morbid Angel(이나 “Thelema 6” 시절의 Behemoth)의 기운이 느껴지는 편이다. 그런고로 “Night’s Black Angel”에서의 개성있는 리프를 기억하는 이라면 이런 변화가 약간은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음악은 여전히 출중하고, 리프의 그 ‘개성’이 수그러진 반면 스웨디시 블랙메탈 초창기 분위기의 재현이라는 면에서는 이 앨범만한 사례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Sorathick Pentecost’의 몰아치다가 템포 늦추면서 분위기를 잡는 방식에서는 아무래도 “Opus Nocturne”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Black Sword’ 중간중간의 의외로 둠적인 리프도 장르 초창기의 음습함을 연상케 하는 구석이 있다. 바꿔 얘기하면 (2014년 기준으로)스웨디시 블랙메탈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스타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스타일을 이 정도로 잘 하는 밴드가 스웨덴이 아닌 호주 출신이라는 점이 그러니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멋진 앨범이다.

[Séanc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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