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khra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던 건 James Murphy가 뜬금없이 덴마크 데스메탈 밴드에 가입했다는 소식에서였다. 연주력은 둘째치고 James Murphy가 훌륭한 ‘데스메탈’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므로 저런 행보가 대체 왜 나오는 걸까 하는 의문은 당연했다. 사실 Konkhra는 데뷔 때부터 그루브를 꽤 강조하는 류의 데스메탈을 연주했던 밴드였지만, 이후 나온 그루브 메탈 물을 너무 많이 먹어 버린 “Come Down Cold”는 Konkhra를 장바구니에서 부담없이 지워버릴 이름으로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Konkhra의 앨범을 다시 구해보는 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Reality Check”는 그래도 나름 매력이 충분한 앨범이다.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는 가장 스래쉬적인 앨범이기도 하고(굳이 비교하면 “The Gathering” 시절의 Testament), ‘Hellhound on My Trail’ 같은 곡에서 튀어나오는 Pantera풍이 중간중간 귀에 거슬리지만, 생각해 보면 The Crown도 꽤 좋아하는데 이 정도의 그루브 섞인 데스메탈을 견디디 못할 정도는 아니긴 하다. 이렇게 얘기하면서도 그런 그루브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데가 있으니 바꿔 말하면 밴드의 송라이팅이 검증됐다고도 할 수도 있겠다. 사실 그 그루브 메탈 물을 좀 뺐더라면 Malevolent Creation의 좋았던 시절과도 비할 만한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에서 못 뺐고 이후로도 못 뺐으며 앞으로도 못 뺄 것 같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Code666, 2003]

Konkhra “Reality Check””의 2개의 생각

  1. 와! 제임스머피가 훌륭한 데스메탈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 저 이 말씀이 너무너무너무 공감이 됩니다 항상 그닥이라 생각해왔는데 동의하는 사람이 없었어서 뭐랄까 조용히 혼자만 생각하고 지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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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그래서 Obituary의 “Cause of Death”를 잘 안 들어요. 좋은 건 알겠는데.. 저는 이 앨범에 James Murphy 솔로가 되게 거슬리더군요. 그 자리에 만일 Danny Coralles 같은 멤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니 Testament 느낌 나는 게 James Murphy 때문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이 분 “The Gathering”에서 기타 치셨으니…. 암만 생각해도 이 분은 데스메탈 할 분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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