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 스래쉬 데뷔작 하니 생각나서 한 장 더. 베이에이리어 스래쉬 만큼이나 예전 음악잡지, 해설지 등에서 많이 봤던 용어가 저먼 스래쉬(또는 튜트닉 스래쉬)였는데, 저먼 스래쉬 얘기를 하면서 이 밴드 얘기를 하는 경우는 정말 별로 못 봤던 것 같다. 분명 스래쉬는 맞는데 사실 동시대의 밴드들과 비교해 봐도 데스메탈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공격적이고 간결한(바꿔 얘기하면 단순한) 전개가 많은 이들을 사로잡지는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저먼 스래쉬의 걸물들이 앨범 내던 Noise에 비하면 Atom H가 확실히 떨어져(솔직히 말하면 ‘덜떨어져’) 보이는 레이블이기도 하다.
그래도 공격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이 앨범은 동시대 스래쉬 중에서는 가장 강렬한 사례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Terrible Certainty”나 “Agent Orange”, “Release from Agony” 중에서 “Golem”보다 더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앨범은 한 장도 없다. 말하자면 스래쉬메탈의 컨벤션을 유지하면서 데스메탈과 스래쉬메탈의 경계선상에 가까이 다가간 ‘저먼 스래쉬’가 이들의 정체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Protector of Death’나 ‘Operation Plaga Extrema’ 의 공격성은 “Endless Pain” 시절의 Kreator와 비교하더라도 확실히 좀 더 나아가 보인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Protector가 오로지 달릴 줄만 알았던 밴드도 아니었다. ‘Only the Strong Survive’ 같은 곡이 보여주는 탄력적인 구성은 물론, 해머링 온/풀링 오프를 이용한 트리키하면서도 의외일 정도로 다채로운 리프들은 Protector가 눈물나는 판매고에도 불구하고 저먼 스래쉬의 걸물들과 비슷한 반열에 올려주기…는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절대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 실력파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 칭찬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읽힐까…
[Atom H, 1988]
이 앨범 정말 좋아합니다. 제가 약간 어디 (비교적)나사 하나 빠진 스래시 밴드들을 더 좋아해서인지 kreator, sodom보다는 얘내가 더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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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ector는 죽음이죠. 뭐 S급 앨범이 있었나 하면 그건 좀 애매하긴 한데 한 장도 구린 적이 없었어요. 금년에 나온 “Excessive Outburst of Depravity”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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