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ville에서 나오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원래 부틀렉으로 돌아다니던 앨범(“The Great War”)을 Peaceville에서 정식으로 발매한 것이니 이걸 오피셜 라이브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하다. Dead가 마이크를 잡은 Mayhem의 제대로 된 첫 번째 공연이었던 1990년 2월 3일의 노르웨이 Jessheim에서의 라이브를 담은 앨범인데, 이 시절 Mayhem의 공연을 담은 부틀렉들이 다 그랬지만 형편없는 음질은 앨범을 끝까지 듣기조차 쉽지 않게 만든다. Necrobutcher는 일찌기 자신은 “Live in Leipzig”의 발매를 반대했었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 부틀렉까지 찾아 듣기에 이르게 되면 그 시절 라이브들 중 뭔가 하나를 앨범으로 낸다고 한다면 “Live in Leipzig”밖에 없긴 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특이한 건 Mayhem의 부틀렉들의 열의 아홉은 대개 지나치게 시끄러운 드럼(사실 느낌으로 보면 깡통에 가까운) 연주 덕에 다른 파트가 모두 묻혀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앨범에서는 오히려 드럼이 확 죽은 덕분에 반사적으로 기타와 베이스가 좀 덜 묻히는 결과가 되었다. 그러니까 부틀렉 중에서는 뭔가 좀 덜 부틀렉스럽게 녹음된 앨범이라는 얘긴데, 그렇다고 잘 들리는 파트가 있는가 하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듣기 참 곤란하다는 점에는 차이가 별로 없다. 사실 Mayhem의 이런저런 앨범들을 듣자면 80년대의 형편없는 팀웍과 연주력이 팍팍한 시절을 거치면서 점점 본의 아니게 늘어 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 공연이어서 그런지 연주라는 면에서는 좀 더 조악한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나 앨범 초반의 연주를 좀 ‘저는’ 모습은 (‘Freezing Moon’부터 몸이 풀리는지 슬슬 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냥 인간적이라고만 해 두자.

Mayhem 팬이라면 한 장쯤 갖춰놔도 나쁘지 않겠지만 Mayhem 팬이라도 아마 쉽게 손이 가지는 않을 그런 앨범.

[Peaceville, 2017]

Mayhem “Live in Jessheim””의 2개의 생각

  1. mayhem 다시듣기에 나서셨나 봅니다. ㅎㅎ 한 15년 전쯤에는 각종 밴드들 부틀랙 찾아 다운받는거에 재미를 느꼈었는데 mayhem 부틀랙들은 유달리 듣기 힘들었떤 기억이 나네요. 라이프찌히 앨범보다 더 조악하다면 정말 손이 가는게 쉽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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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한도 오겠다 복습삼아 그 동안 모았던 것들 다시 들어보고 있습니다. ㅎㅎ Peaceville에서 이 즈음에 낸 Mayhem 라이브들이 다 이렇습니다. “Live in Leipzig”랑 수록곡도 거기서 거기고… 본인들 생각이야 어쩔지 모르지만 사실 돈독으로 내는 거겠거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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